김기라 작가의 실상사 극락전 불상 뒤 엘이디 설치물.
3일부터 한달간 생태평화예술마당
영호남 접경을 휘돌아가는 지리산 둘레길에서 자연과 우주, 인간을 성찰하는 예술난장이 펼쳐진다. 3일 개막해 11월2일까지 열리는 ‘지리산프로젝트 2014: 우주·예술·집’이란 행사다. 지리산 둘레길 마을의 생태 자원을 예술, 과학과 잘 엮어 성찰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예술인, 종교인들의 교류마당이다.
무대는 3~4일 개막행사가 치러질 경남 산청의 성심원(한센인 환자 보금자리)과 전북 남원 실상사, 하동의 힐링 쉼터인 삼화에코하우스다. 7년여간 둘레길을 가꿔온 사단법인 숲길이 주최한다. 앞서 행사 공동추진위원장인 안상수 디자이너(파티 대표), 도법 스님, 예술감독인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2일 서울에서 간담회를 열어“생명·평화의 가치를 위해 ‘우주예술’을 사유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에서는 지리산의 특성을 살린 ‘(장소)특정예술’, 자연·인간 등과의 ‘융합예술’, 장르·지역을 잇는 ‘서로예술’이란 방향에 맞춰 50여명의 작가들이 다기한 공공미술 작업을 진행한다. 실상사의 경우 절집 기둥에 한글 글귀를 내건 안상수씨의 주련 작업과 극락전 불상 뒤에 빛나는 엘이디(LED)광배를 붙인 김기라 작가의 설치물, 세월호 희생자 이름을 수놓아 하늘배 돛을 짜는 만화가 박재동씨 팀 작업 등이 펼쳐진다. 성심원에서는 서용선 작가가 지리산 마고신화를 담은 입체작품을 내놓으며, 하동 에코하우스에서는 강영민씨와 동료작가들이 마을벽화 작업 등을 벌인다. 지리산과 예술, 생명평화 등의 담론을 나눌 개막 심포지엄(3~4일 성심원 대성당)과 월례포럼(11일 실상사, 11월1일 삼화에코하우스)도 마련된다. 윤범모(가천대), 김호기(연세대), 최태만(국민대) 교수와 디자인평론가 최범씨 등이 발제·토론한다.
노형석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