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피조물 역을 맡은 박해수가 10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박해수는 신체언어를 극대화시킨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 ‘프랑켄슈타인’ 국내 초연
영국 극작가 닉 디어가 원작 각색
대니 보일 연출, 컴버배치 출연 대박
한국 버전 ‘어머니’ 부각 감성 더해
조광화 연출 “연민 갖게 되길 바라”
영국 극작가 닉 디어가 원작 각색
대니 보일 연출, 컴버배치 출연 대박
한국 버전 ‘어머니’ 부각 감성 더해
조광화 연출 “연민 갖게 되길 바라”
“함부로 창조하지 말라!”
오는 10일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연극 무대에 올리는 조광화 연출은 이렇게 강조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을 마치 일회용품처럼 버리는 세태를 경계한 말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변주를 거듭해왔다. 한국 초연인 이 연극에서도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피조물을 창조했지만 추악한 외모(괴물) 때문에 피조물을 버린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버림받은 피조물의 복수라는 기존의 관점을 넘어, 상처받은 존재들을 감싸 안는 것으로 차별성을 드러낸다. 우리 인간은 대부분 가족에게, 회사에, 친구·애인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뮤지컬·영화와 어떻게 다른가 1818년 영국의 여성작가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을 내놓은 뒤, 미친 열정의 과학자와 그가 만든 피조물이라는 모티브는 20세기를 거쳐 지금까지 마르지 않는 창작의 젖줄이었다. 인간이 창조한 피조물, 버려진 피조물, 스스로 정체성을 찾는 피조물, 복수하는 피조물 등의 캐릭터로 끊임없이 변주됐다. 원작을 보면, 프랑켄슈타인은 죽은 자의 뼈로 키 244㎝의 피조물을 만든다. 피조물은 추악한 자신을 만든 창조주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의 동생을 죽인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과 영화가 선보였다. 하지만 원작의 이야기 뼈대나 피조물 창조라는 기본 모티브만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에는 없는 앙리라는 캐릭터를 집어넣어 비극을 극대화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은 원작의 흔적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이 창조해낸 불멸의 존재가 인류를 구하는 전쟁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물일 뿐이다.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영국의 극작가 닉 디어가 원작을 각색해 2011년 연극으로 탈바꿈시켰다. 영국 국립극장 제작으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하고 인기스타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이 출연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한국 초연에 나선 조광화 연출은 ‘버림받은 사람들의 두려움’에 주목한다. “연극은 원작의 모티브를 충실히 따른다. 이번 한국 버전은 조금 윤색돼,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더했다. 주인공인 피조물은 물론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의 이유로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 한국 초연 연극의 특징은 뭔가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 닉 디어는 극장에 질문 던지기를 좋아하고, 극장에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한다. 작품이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거리를 던지고, 관객은 다양한 견해로 토론을 펼치는 계기를 만든다. 한국 버전에서는 그 논쟁에 감성을 가미했다. 우선 원작의 남성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꿨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생물학적 어머니와 피조물을 교육하는 후천적 어머니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버림받음으로써 사랑받길 원하는 모든 등장인물의 여린 감성을 뚜렷이 부각시키려는 계산이다.
뮤지컬이나 영화에서와 달리 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관객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작품의 메인 주제는 거대담론을 제시하지만, 실제 그 대화는 멜로의 감성처럼 아릿하고 서정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길 기대한다. 그래서 무대의 인물들에 연민을 갖게 되길 바란다.” 조광화 연출은 법정스님의 말도 불러와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함부로 인연 맺지 말라’ 하신 법정 스님의 말처럼, 기왕의 인연들을 어렵게 대하고 새 인연을 만나기를 두려움으로 조심해야 한다. 인생의 중요한 인연을 만드는 순간마다, ‘호기심’과 ‘두려움’ 그 사이에서 답을 찾길 바란다.”
신체언어를 극대화시킨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 박해수가 피조물을,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해온 이율이 프랑켄슈타인을 맡았다. ㈜연극열전과 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하고 렛츠런재단이 후원하는 이 연극은 11월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02)766-6007, (02)580-13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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