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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줄리엣 열연 손지혜 “오페라는 영적 교감이 중요”

등록 2014-10-09 20:27

소프라노 손지혜(사진 왼쪽). 사진 국립오페라단 제공
소프라노 손지혜(사진 왼쪽). 사진 국립오페라단 제공
[문화‘랑’]

국립오페라단 ‘로미오와 줄리엣’ 주연
“줄리엣은 순수·열정 넘치는 캐릭터”
“매혹적인 꿈 속에 살고 싶어. 하지만 나를 황홀하게 하는 젊음의 열기는 하루뿐. 이 행복의 순간은 영원히 날아가 다시 오지는 않아.” 풍부한 성량에 실린 매혹적 음색은 무대를 어루만졌다.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소프라노 손지혜(사진 왼쪽)는 1막에서 다가올 비극적 운명을 예고하듯, 아리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를 불렀다.

국립오페라단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10일과 1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올리는 이 오페라에서 손지혜는 주인공 줄리엣을 맡았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손지혜는 이미 유튜브를 통해 ‘안나 손’(Anna Sohn)으로 이름을 떨쳤다. 서울 예술의전당 앞 카페에서 소프라노 손지혜를 만났다.

“줄리엣은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열정에 넘치는 캐릭터예요. 1막과 2막에서 어린 소녀에 지나지 않았지만, 3~5막 결혼한 뒤에는 로미오를 이끌 정도로 성숙하고 결단력 있는 인물로 변합니다. 이 오페라에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원작에서는 원수지간이던 두 가문의 화해를 이끌어 내지요.”

그는 특히 ‘독약의 아리아’를 좋아한다. “잠드는 약을 먹으면서 ‘로미오가 빨리 오지 않아 무덤가 주검들과 함께 잠에서 깨어나면 어쩌나’ 하는 공포가 깃들어 있어요. ‘내가 이 약을 과연 먹어야 하나’라는 고뇌의 순간이 극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돼 있기도 하고요.” 이 오페라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중창 분량이 많다. 중요한 것만 꼽아도 4개에 이른다. 손지혜의 짝은 테너 김동원이다.

손지혜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22살에 바르셀로나 비냐스 콩쿠르 2위, 뮌헨 아에르데(ARD) 콩쿠르 2위, 밀라노 아사미 콩쿠르 1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무대에는 2004년 아탈리아에서 <라보엠>의 무제타 역으로 데뷔했다. 이어 독일 슈트라스부르크오페라극장에서 <라인의 황금>, <발퀴레>, <신들의 황혼> 무대에 올랐고, 이탈리아 사사리오페라극장에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루치아 역과 독일 파사우극장에서 <라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으로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그중 손지혜가 가장 좋아하는 배역은 <피가로의 결혼>의 수산나다.

손지혜는 그동안 맡았던 인물과 줄리엣을 비교했다. “루치아나 비올레타는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캐릭터인 데 반해 줄리엣은 누구나 사랑의 경험이 있으니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특히 자신만 튀는 게 아니라 전체 속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오페라는 나 자신의 기량만 뽐내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과 영적인 교감을 이루는 것을 더 바랍니다.”

손지혜에게 이번 무대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2008년 청바지와 야구모자를 쓰고 맺었던 국립오페라단과의 인연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6년 전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산나 역을 맡은 그는 서울 석관동에서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야구장을 배경으로 노래를 불렀었다. “이번에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모든 소프라노가 꿈꾸는 줄리엣 역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게 돼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전속 연출가 출신인 일라이저 모신스키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랑스 오페라의 관능적 선율과 이탈리아 오페라의 경쾌함, 독일 오페라의 장엄함까지 두루 갖춘 작품으로, <파우스트>와 함께 그의 대표 오페라로 꼽힌다.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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