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크리스말로윈’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 서태지컴퍼니 제공
‘뽕끼’·효과음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
사회 풍자 담은 가사도 눈길
사회 풍자 담은 가사도 눈길
‘서태지는 지금 재미난 놀이를 하고 있구나.’
서태지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을 듣자마자 든 생각이다. 서태지는 ‘크리스말로윈’의 디지털 음원을 16일 0시 공개했다. ‘크리스말로윈’은 이날 오전 현재 멜론,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지니, 벅스 등 주요 음원차트 정상에 올라 있다.
전반적으로 밴드 사운드에 다양한 전자음을 버무렸는데, 전주부터 이른바 ‘뽕끼’ 사운드를 내세웠다. 음악작법 자체는 새로울 게 없지만, ‘뽕끼’와 재미난 효과음, 앳된 소녀 목소리 같은 장난스러운 요소를 더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데 성공했다.
서태지컴퍼니는 ‘크리스말로윈’에 대해 “서태지가 그려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크리스마스 산타와 할로윈 괴물이라는 선과 악의 스테레오 타입화된 이미지와 역할을 뒤집어, 세상에 숨겨진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노랫말을 보면 “울지마 아이야/ 애초부터 네 몫은 없었어/ 아직 산타를 믿니?” “나 역시 몸만 커진 채 산타가 되었어/ 이것 봐 이젠 내 뱃살도 기름지지” “밤새 고민한 새롭게 만든 정책 어때/ 겁도 주고 선물도 줄게/ 온정을 원한 세상에” 같은 대목이 눈길을 끈다. 우리 사회 기득권층과 위정자들에 대한 풍자로도 읽힌다.
한국 교육 현실을 비판한 ‘교실이데아’,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에 찌든 세상을 질타한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가버렸다고 외친 ‘시대유감’, 인터넷의 폐해를 노래한 ‘인터넷 전쟁’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이전 발표곡들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도 있다.
서태지는 오는 20일 9집 <콰이어트 나이트>를 발매한다. 앞서 18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을 연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서태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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