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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음악가는 광대…소통하는 작곡가 되고 싶다”

등록 2014-10-20 19:08

류재준이 작곡한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마드리갈’이 오는 23일 워싱턴디시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오디토리엄에서 미국 초연된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류재준이 작곡한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마드리갈’이 오는 23일 워싱턴디시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오디토리엄에서 미국 초연된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스미스소니언서 작품 연주되는 류재준

‘…첼로 위한 마드리갈’ 23일 미 초연
“연주자만큼 악기 몰라” 협업 강조
음악계 현실 방관하는 기성세대 비판
“숙명여대 작곡과 사태 반성해야”
“사실 음악가란 게 광대거든요, 그런데 그게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제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작곡가 류재준이 늘 강조하는 게 바로 연주자, 관객과 소통이다. 그의 작품은 유럽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연주된다. 오는 23일 그가 작곡한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마드리갈’이 미국 초연된다. 워싱턴디시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오디토리엄에 오르는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 클라리네티스트 미셸 레티에크가 연주한다. 지난주 서울 내방동에서 류재준을 만났다.

“연주자들이 좋아할 음악을 많이 쓰고 싶어요. 왜냐하면 연주자는 번역자니까. 그런데 현대음악 가운데 연주자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작품이 꽤 많아요. 제가 아무리 바이올린을 잘 안다 하더라도 평생을 바이올린 한 사람보다는 모를 거 아니에요. 피아노도 마찬가지죠.”

‘앙상블 오푸스’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류재준은 연주자와 협업을 강조한다. 그는 연주자와 소통하는 작곡가로 진은숙을 꼽았다. “왜 은숙이 누나가 좋은 작곡가이냐면요, 악기에 대해서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요. 악기를 모르고는 도저히 저렇게 쓸 수 없는 부분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그는 ‘작곡가 혼자 쓰기’보다 연주자와 대화해 ‘오랫동안 고쳐 쓰기’를 강조한다.

류재준은 서울대 작곡과와 폴란드 크라쿠프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작곡가 강석희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를 사사했다. 2006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으로 유럽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2008년 폴란드 베토벤음악제에서 ‘진혼교향곡’으로 명성을 얻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4월 당시 구자범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이 생존 작곡가 최초로 류재준의 작품으로만 정기연주회를 연 바 있다.

그는 음악계의 현실에 늘 ‘촉’을 세우고 있다. 최근엔 숙명여대 작곡과 사태에 대해 기성 음악인들이 수수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이 사태는 지난달 학생들이 작곡과 교수들의 졸업작품집·오선지 강매와 폭언 등을 폭로한 사건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들고일어날 때까지 기성세대들이 아무것도 안 했다는 것이죠. 지켜줬어야 하는 사람들이 ‘내 일이 아니니까’ 다 눈감은 것이에요. ‘까칠하게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은 거다’라고. 그러다 (진도 앞바다에서) 다 목숨을 잃었잖아요.” 이번 사태를 기성세대가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자는 거다.

그는 화제를 몰고 다닌다. 지난해에는 ‘제46회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했다. “홍난파 선생이 친일했던 것은 상관이 없어요. 문제는 주최 쪽에서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잘못된 역사적 인식을 바로잡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라는 거예요. 잘못한 거는 잘못한 건데 왜 덮으려고 하는 거죠. ‘선생이 서양음악을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고 음악계에 지대한 공을 세워서 그 상을 제정한다’라고 하면 저는 거부할 이유가 없었어요.”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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