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조각가 우웨이산이 17일부터 포항 시립미술관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개성적 인물상 60여점
한국 제철산업 대부였던 고 박태준(1927~2011)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동상과 인물상을 만든 인연으로 국내에 알려진 중국의 대표 조각가 우웨이산이 17일부터 포항시립미술관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중국 전통회화와 프랑스 거장 로댕의 영향을 함께 받은 그는 사실성보다는 내면의 감정과 고뇌를 강하게 드러내는 인물상을 만들어왔다. 난징대학살기념관 앞 군상과 전세계 정치지도자 인물상 작업 등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술관 개관 5돌을 맞아 마련된 전시는 ‘문심주혼’(文心鑄魂)이란 제목을 달았다. ‘시인의 마음으로 영혼을 불어넣어 주조한다’라는 뜻인데, 작업에 대한 태도를 잘 드러내주는 글귀다. 소재의 겉모습보다 기운과 정신의 표현을 중시하는 동아시아 전통회화의 원리를 받아들여 조각도 대상의 영혼과 기운을 형상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다.
주로 인물상들로 채워진 출품작 60여점은 사실적인 신체 묘사와는 거리를 두고 만들어졌다. 중국 성인·예술가의 상을 비롯해 가족·여인·어린이, 난징대학살기념관 군상 모형 등을 각기 영역을 나눠 선보이고 있다. ‘잠자는 아이’(사진)에서 보이듯 우웨이산 조각의 진수는 표정에 있다고 한다. 인물 개개인의 삶의 곡절에서 비롯된 다양한 개성과 고뇌를 조형적 압축과 생략, 윤곽의 강조를 통해 표현한 얼굴들이 감상의 초점이 된다. 중절모를 쓰거나 제철소 현장에서 작업모를 쓰고 진두지휘하는 박태준 회장의 각기 다른 4가지 인물상도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내년 1월4일까지. (054)250-60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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