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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서태지 “그는 제게 산과 같은 존재였다”

등록 2014-10-28 19:50수정 2014-10-28 21:06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진 신해철의 빈소가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조용필, 한대수, 싸이 등 많은 선후배 동료 가수·방송인들이 빈소를 찾아 신해철을 추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진 신해철의 빈소가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조용필, 한대수, 싸이 등 많은 선후배 동료 가수·방송인들이 빈소를 찾아 신해철을 추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용필·이승철·김현철 등 추모 발길
‘민물장어…’ 등 음원차트 상위권 포진
라디오에서도 하루종일 추모방송
28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 전날 밤 사망한 가수 신해철(46)의 빈소에는 그의 오랜 음악 동지들부터 방송계 선후배와 동료들,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라디오를 켜도,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도 그의 노래가 천지인 하루였다.

영정 사진 속 신해철은 검정 턱시도를 입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2007년 부인 윤원희씨를 위해 만들었다던 재즈 앨범 <더 송즈 포 더 원>의 재킷 사진이다. 영정 사진으로 쓰일 것이라 생각지 못한 사진 앞에 국화꽃을 바치며 사람들은 아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해철이는 데뷔 때부터 너무 잘 알던 사이라서 갑작스럽게 변을 당해 너무 당황했습니다. 병원에 오래 있었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5일 만에 이렇게 돼서… 애들 둘이 있는데 너무 슬픕니다.” 평소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아온 가수 조용필이 말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가 대상을 탈 당시 그는 심사위원장이었다. 그와 가수 싸이, 한대수, 신대철, 김혜림, 사진작가 김중만 등이 함께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배철수, 이승철, 태진아, 김현철, 박학기, 허지웅, 김제동 등 수많은 가수와 방송인들이 오전부터 줄이어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하고 나온 이승철은 “해철이는 가요계의 심장, 브레인 같은 역할을 해줄 친구였다. 이런 위치의 가수가 나오기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철도 “어젯밤 비보를 듣고 동료 뮤지션들과 바로 왔는데 빈소가 차려지지 않아 조문할 수 없었고 오늘 다시 왔다”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 일반인 조문도 시작되면서 조문 행렬은 더욱 길어졌다. 빈소는 31일까지 팬들에게도 개방된다.

에스엔에스와 누리집을 통한 추모도 계속됐다. 신해철의 6촌 동생이자 동료 음악인인 서태지는 이날 오전 소속사 서태지컴퍼니 누리집에 올린 추도문을 통해 “그는 음악인으로서 저에게 커다란 산과 같은 존재였다”며 “그는 순수한 영혼과 진실된 의지로 우리를 일깨워준 진짜 음악인이었다”고 추도의 마음을 전했다. 가수 현진영 역시 “내가 사고치고 힘들어할 때 빨리 재기하라고 아낌없이 격려해주고 집에 갈 때 차비 하라고 내 손에 돈 꽉 쥐여주셨던 형. 절대 잊지 못합니다”라며 고인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했다. 조국 교수는 “2012년 겨울 광화문광장에 울려퍼진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기억하며 마왕의 영면을 기원합니다”라며 조의를 표했고, 안도현 시인은 트위터에 “사람은 떠나고, 짐승만 남았다. 아, 신해철!”이라고 적었다.

아쉽게 떠난 ‘마왕’을 추모하는 팬들의 마음은 음원차트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가 생전에 “내 장례식에 울려퍼질 곡이고, 내 묘비명이 될 노래 가사”라고 밝혔던 ‘민물장어의 꿈’은 28일 저녁 8시 현재 네이버 뮤직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3위), ‘그대에게’(4위), ‘내 마음 깊은 곳의 너’(6위) 등도 상위권을 휩쓰는 등 톱10 중 6곡이 신해철의 곡으로 채워졌다. 라디오에선 박경림, 최화정, 김창렬, 박소현, 이현우 등 디제이들이 추모 방송 등을 통해 떠난 신해철을 기억했다.

한편, 신해철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 장례식장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고인이) 계속 무의식 상태여서 말씀을 따로 남기진 않았다. (9살, 7살인) 자녀들은 나이가 어려서 아빠가 돌아가신 상황을 실감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부인은 크게 상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고인이 마음 편히 가실 수 있게 악플을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다.

임지선 유선희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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