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오텐잠머. 사진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인터뷰
하버드대에 합격해 미국에 갓 도착한 스무 살의 오스트리아 청년은 대학생활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느 길을 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그는 결국 하버드대를 포기하고 독일로 날아갔다. 그리고 베를린 필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단원을 거쳐 2011년 스물두 살의 나이로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연소 클라리넷 수석단원이 됐다. 3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첫 독주회를 여는 안드레아스 오텐잠머(25·사진) 이야기다.
오텐잠머는 클래식계에서 소위 ‘엄친아’로 불린다. 그를 둘러싼 배경은 화려하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아버지 에른스트와 형 다니엘 오텐잠머는 빈 필의 클라리넷 수석단원으로, 한 가족이 독일어권 오케스트라 양대산맥의 목관 앙상블을 이끌고 있다. 안드레아스 본인은 실력뿐 아니라 아르마니 정장 모델 같은 외모로 젊은 여성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엄친아’ 클라리넷 연주자
31일 예술의전당서 첫 독주 29일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오텐잠머는 ‘엄친아’의 의미를 설명해주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빈에서 태어난 점 등 배경도 좋고 운도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만큼의 노력도 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베를린 필 수석 자리를 맡아 부단히 애를 썼다”고 말했다. 음악 천재들이 모인 이 ‘엄친아’의 집안 분위기는 어떨까. 그는 “아버지와 형이 클라리네티스트인 덕분에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을 접했으나 집안 풍경은 보통의 기대와는 다른 면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리허설 시작하면 5분 안에 싸우기 때문에 합주는 잘 안 해요. 대화 주제도 평범한 가족들처럼 스포츠, 정치 등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죠. 각자 연주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 만나는 장소도 집보다는 공항인 경우가 많아요.” 특별히 환상을 가질만한 게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오텐잠머가 독주회 1부에서 들려줄 곡은 베버의 ‘그랜드 듀오 콘체르탄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 등 독일 낭만주의 작품들과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가르델의 ‘포르 우나 카베자’ 등이다. 2부에는 헝가리 작곡가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헝가리 출신인 어머니가 아기 때부터 들려줬던 곡들로 이 중 일부는 내년 봄에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발매될 새 음반에도 수록된다. 이번 공연은 보통의 클라리네티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는 프랑스식이나 독일식 클라리넷 대신 비엔나식 클라리넷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흥밋거리다. 그는 “독일식과 비슷하지만 좀 더 둥글면서도 어두운 음색이 특징”이라고 했다. ‘남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이룰 것을 이십 대 초반에 거머쥔 당신의 현재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음악은 성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도전할 것은 무궁무진하다”며 말을 이었다. “내한 공연에서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호세 가야르도와 실내악 페스티벌을 공동 설립했다. 예술감독으로서 연주 외에 기획, 섭외, 경영적인 측면까지 새로운 차원에 도전하고 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31일 예술의전당서 첫 독주 29일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오텐잠머는 ‘엄친아’의 의미를 설명해주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빈에서 태어난 점 등 배경도 좋고 운도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만큼의 노력도 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베를린 필 수석 자리를 맡아 부단히 애를 썼다”고 말했다. 음악 천재들이 모인 이 ‘엄친아’의 집안 분위기는 어떨까. 그는 “아버지와 형이 클라리네티스트인 덕분에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을 접했으나 집안 풍경은 보통의 기대와는 다른 면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리허설 시작하면 5분 안에 싸우기 때문에 합주는 잘 안 해요. 대화 주제도 평범한 가족들처럼 스포츠, 정치 등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죠. 각자 연주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 만나는 장소도 집보다는 공항인 경우가 많아요.” 특별히 환상을 가질만한 게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오텐잠머가 독주회 1부에서 들려줄 곡은 베버의 ‘그랜드 듀오 콘체르탄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 등 독일 낭만주의 작품들과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가르델의 ‘포르 우나 카베자’ 등이다. 2부에는 헝가리 작곡가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헝가리 출신인 어머니가 아기 때부터 들려줬던 곡들로 이 중 일부는 내년 봄에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발매될 새 음반에도 수록된다. 이번 공연은 보통의 클라리네티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는 프랑스식이나 독일식 클라리넷 대신 비엔나식 클라리넷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흥밋거리다. 그는 “독일식과 비슷하지만 좀 더 둥글면서도 어두운 음색이 특징”이라고 했다. ‘남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이룰 것을 이십 대 초반에 거머쥔 당신의 현재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음악은 성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도전할 것은 무궁무진하다”며 말을 이었다. “내한 공연에서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호세 가야르도와 실내악 페스티벌을 공동 설립했다. 예술감독으로서 연주 외에 기획, 섭외, 경영적인 측면까지 새로운 차원에 도전하고 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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