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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인생 마라톤의 마지막 스퍼트 심정으로 한획 한획”

등록 2014-11-05 18:57수정 2014-11-05 21:12

한국 서예계의 대표 원로 송천 정하건 선생. 사진 송천서실 제공
한국 서예계의 대표 원로 송천 정하건 선생. 사진 송천서실 제공
‘현존 5대 서예작가’ 정하건 개인전
“마라톤에는 세번의 스퍼트가 있다고 합니다. 70대 후반에 마지막 스퍼트를 하기로 했지요. 이번 개인전을 그 계기로 삼으려 합니다.”

한국 서예계의 대표 원로 송천 정하건(사진) 선생이 팔순을 맞아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인전을 11일까지 연다. 국전지 10장에 쓴 이은상의 시 ‘조국강산’ 전문을 비롯해 산고수장(山高水長), 좌금우서(左琴右書), 산불로수장류(山不老水長流) 등 동서양 고전에서 가려 뽑은 서예 작품 150여점을 걸었다. 한자의 조형미를 최대한 살렸다. 단정하면서 엄밀하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필획이 마치 커다란 바위 앞에 선 느낌이다.

그는 5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서 한문을 배우며 붓을 잡기 시작해 청명 임창순, 월당 홍진표한테서 한문을 배웠으며 궁서체의 대가 갈물 이철경한테서 한글서예, 명청대 대가를 섭렵한 검여 유희강한테서 한문서예의 맥을 이어받았다. 1978년 국전에서 서예부 최고상인 문공부 장관상을 받았고 81년부터는 국전 추천작가가 되었다. 71년부터 이화여대 법정대학 서예부에서 3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74년 인사동에 송천서실을 열어 40년 넘게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서예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이승만 박사 묘비(1988), 정도전 신도비(2001), 최규하 추모비문(2007), 조계사 일주문 현판 및 주련(2009), 해인사 일주문 현판(2009) 등이 그의 글씨다.

서예 전문가 김종헌씨는 5명의 현대 서예작가로 도마 안중근·소전 손재형·검여 유희강·소지도인 강창원과 함께 정하건을 꼽았다. 그는 송천에 대해 “검여, 소지도인 다음 세대의 작가로 추사를 뛰어넘으려는 이 시대 마지막 선비의 외로운 길을 가는 서예가”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대작 위주의 한문 작품을 주로 해왔으나 이번에는 한글 작품도 걸었다. 한문의 조형적인 세계를 거쳐 애초 그의 출발점이었던 한글의 간명한 아름다움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글서예는 아름다워요. 궁체미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하여 힘을 가미하는 것이 필요하죠.”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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