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제자 70여명 8일 ‘예술혼 맥’ 공연
‘우리 춤의 아버지’ 한성준의 맥을 잇는 강선영(90·사진)씨의 춤인생 81년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인 강씨의 대표작들이 8일 ‘명가 강선영 예술혼 맥’이란 제목으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강선영춤보존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춤판에서 제자 70여명은 ‘태평무’, ‘무당춤’, ‘살풀이춤’, ‘장고춤’ 등 강씨의 대표작과 스승 한성준 선생의 춤을 선보인다. 이번 춤판의 고갱이인 ‘태평무’는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춤으로, 의젓하고 경쾌하지만 가볍고 절도있게 몰아붙이는 발디딤새가 특징이다.
올해 구순의 강씨는 현재 대외활동은 거의 하지 않지만, 연습실을 찾아 제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이번 공연장에도 직접 나올 예정이다.
12살에 한성준 문하에 들어간 강씨는 한 선생으로부터 ‘태평무’, ‘승무’, ‘살풀이춤’, ‘학춤’, ‘한량무’ 등을 이어받았다. 1950~60년대에는 전통 춤을 넘어 ‘초혼’, ‘목란장군’, ‘열두무녀도’, ‘수로부인’, ‘원효대사’ 등 창작 춤의 예술적 진화를 이끌어 호평을 받았다.
그는 40년 서울 부민회관 무대에 선 이래 지금까지 170여개 나라에서 150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 우리 춤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려왔다. 지난 2006년 한국 전통무용가로는 최초로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 올랐고, 이어 유네스코 초청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88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98년 안성에 ‘태평무 전수관’을 설립해 전통춤의 보급과 지역문화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강씨의 제자들은 이현자·이명자 태평무 전수조교, 양성옥 전수조교(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김근희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박진희 상명대 무용과 교수 등으로 현재 한국 무용계에서 중추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02)747-0185.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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