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이상 재미없는 말을 하면 죄악이다.” 전통예술연출가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의 좌우명이다. 그는 자칭 “이소룡의 무술을 능가하는 화술을 가졌다.” 그는 지금 “혀의 식스팩을 보여주겠다”며 잔뜩 벼른다. 우리 춤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콘서트 ‘진옥섭의 무용담’이다.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오는 11, 12, 18, 25일과 다음달 9일 모두 다섯 번 연다.
진옥섭은 자신을 ‘사무’(武舞巫無)에 사무친 사람이라고 부른다. 무술, 무용, 무당, ‘없다’라는 뜻이다. 그는 ‘없을 무’를 형체에 구속당하지 않는 절대자유, 곧 춤의 본령으로 본다. 진옥섭은 초야에 묻힌 기생·무당·광대·한량을 만났고 그들을 무대에 올렸다. 춤추는 슬픈 어미 장금도, 춤을 부르는 여인 유금선, 중고제의 마지막 소리 심화영 등 예기(藝妓)는 물론, 춤으로 생을 지새운 마지막 동래 한량 문장원, 밀양강변 춤의 종손 하용부, 우조 타는 ‘무학도인’ 김명덕 등 남무(男舞)들을 소개했다. 이밖에 병신춤의 공옥진, 나라 만신 김금화 등도 빼놓지 않았다.
“경상도 사람은 춤을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침을 뱉고도 춤을 뱉었다고 합니다.”“전통은 ‘케케묵은 것’이 아니라 ‘켜켜이 묵힌 것’입니다.” 진옥섭의 입담은 마치 뽁뽁이 밟듯 말끝마다 톡톡 터진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재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한다. 5000원. (02)3011-172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