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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지휘봉 두 개가 내뿜는 쇼스타코비치의 ‘혁명’

등록 2014-11-09 19:21수정 2014-11-09 21:41

마리스 얀손스. 빈체로 제공.
마리스 얀손스. 빈체로 제공.
‘교향곡 5번’ 2색 무대
이달 중순 두 명의 ‘쇼스타코비치 스페셜리스트’가 차례로 내한한다. 마리스 얀손스(71)와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82)가 각각 18, 19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22일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독보적 러시아 사운드 ‘페도세예프’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41년째
묵직한 러시아 전통적 색채 고수

세계 최고 지휘자 ‘얀손스’
초연 지휘 므라빈스키의 ‘전수자’
세련된 완급에 장중함 더해 위엄

러시아 출신의 두 지휘자는 한때 레닌그라드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의 교과서’라 불리는 거장 지휘자 예브게니 므라빈스키(1903~1988)에게서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므라빈스키는 이들이 지휘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의 초연을 지휘한 인물이다.

이 시대 최고의 지휘자로 추앙받는 얀손스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에서 므라빈스키의 부지휘자로 일했던 사실상의 ‘전수자’이다. 얀손스의 쇼스타코비치는 특유의 세련된 완급법과 치밀한 앙상블에 므라빈스키를 연상시키는 박력과 장중함이 더해져 장인의 위엄을 풍긴다. 그는 런던 필, 베를린 필, 빈 필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녹음을 남겼으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뒤 전곡 리코딩을 완성(옛 EMI 발매)했다. 특히 빈 필과 함께 녹음한 5번 교향곡은 음악 애호가들의 소장 음반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이번 연주는 하반기 국외 오케스트라 공연 중에서도 각별한 기대를 자아낸다. 이들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외에도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주앙’ 등 장기를 두루 선보일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페도세예프 누리집.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페도세예프 누리집.
얀손스가 다녀간 지 사흘 만에 같은 무대에 오르는 페도세예프는 무명 시절 므라빈스키에게 발탁돼 옛 레닌그라드 필의 객원 지휘자로 데뷔했다. 그는 1973년 겐나디 로즈데스트벤스키의 후임으로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수석 지휘자로 취임해 지금까지 41년째 장기 재임하며 독보적인 러시안 사운드를 구축했다. 그는 이 악단 외에도 빈 심포니 수석지휘자로 30년간 재직하며 유럽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다른 여러 악단들의 구애를 거절하고 삶의 대부분을 러시아 예술계에 헌신했다. 페도세예프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은 클래식계의 유행에 아랑곳없이 여전히 러시아의 전통적 색채를 유지하고 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묵직하고 장대한 대륙적 감수성이 묻어난다는 평이다.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은 소연방이 해체된 뒤인 93년 차이콥스키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으나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옛 이름으로 불린다.

쇼스타코비치의 15개 교향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5번 교향곡>은 ‘혁명’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예술가들에게까지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강요했던 스탈린 시대에 쓰여진 곡으로, 겉으로는 기존에 추구하던 형식주의에서 사실주의로 역행하고 정부의 요구에 따라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띠는 듯하지만 내면적으로는 혁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품은 작품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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