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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서른 평 이 공간, 예술을 사랑했네

등록 2014-11-13 19:02수정 2014-11-13 20:52

1983년 10월 공간사랑 무대에 오른 공옥진의 1인 창무극 <수궁가>. 김수근문화재단 제공
1983년 10월 공간사랑 무대에 오른 공옥진의 1인 창무극 <수궁가>. 김수근문화재단 제공
‘공간사랑’ 기록 전시전
박정희 정권의 유신 광풍이 몰아치던 1977년 4월, 서울 종로구 계동에 한 소극장이 문을 열었다. 연주자의 숨소리가 맨 뒤 붉은 벽에 튕겨 나올 정도로 좁은 서른 평(100㎡) 크기였다. 건축가 김수근이 공간 사옥 안에 문을 연 ‘공간사랑’은 1970~80년대 실험예술의 산실이었다. 그는 학림다방 디제이였던 미학도 강준혁에게 기획을 맡긴 뒤 일체 간섭을 하지 않았다.

공간사랑의 실험성을 돌아보고, 기록과 창작을 연계하는 전시 <결정적 순간>이 이달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안 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공간사랑 컨템퍼러리 프로젝트’의 마지막 행사다. 결정적 순간의 몇 장면을 골랐다.

1970~80년대 실험예술의 ‘산실’
사물놀이·공옥진 창무극 첫 무대
매달 현대무용 공연…도약 발판

#1. 1978년 5월 사물놀이의 탄생= ‘전통음악의 밤’ 첫번째 연주회에서 젊은 국악인들이 농악가락을 소개했다. 농악이라면 으레 기대하던 상모, 소고가 없었고 춤도 빠져 있었다. 관객은 처음으로 동작을 뺀 청각만으로 리듬을 만났다. 그해 오월엔 이들이 삼도 농악가락을 모두 연주했다. 민속학자 심우성은 이 연주그룹에 ‘사물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멤버는 김덕수, 김용배, 이광수, 최종실이었다.

#2. 1978년 10월 공옥진 1인 창무극 시작= 1978년 공간사랑의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전통무용의 밤’에는 이동안의 승무와 태평무, 이매방의 승무 등과 함께 공옥진의 허튼춤과 심청가 중의 <황성맹인잔치>가 공연됐다. 공옥진은 그해 10월 공간사랑에서 <공옥진의 1인 창무극 심청가>를 무대에 올렸다. 1인 창무극은 <흥보가>, <수궁가>와 동물 춤으로 이어져 한국적인 모노드라마를 탄생시켰다.

1980년 11월 공간사랑 무대에 오른 심우성 연출, 김명수 춤의 인형극 <홍동지의 나들이>. 김수근문화재단 제공
1980년 11월 공간사랑 무대에 오른 심우성 연출, 김명수 춤의 인형극 <홍동지의 나들이>. 김수근문화재단 제공
#3. 1980년 2월 현대무용의 도약= 컨템포러리 무용단을 주축으로 ‘공간현대무용의 밤’이 매달 마지막 주 목·금요일에 열렸다. 안신희, 남정호, 이정희, 안은미, 안애순, 전미숙, 신상미 등 현재 한국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들이 이곳을 거쳤다. 한 해 오르는 현대무용 공연이 10건이 채 못됐던 시절, 공간사랑은 현대춤 창작의 폭발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4. 기록-창작 연계 ‘리빙 아카이브’= <결정적 순간> 전시는 기록과 창작을 연계하는 ‘리빙 아카이브’로 연결된다. 15일 홍성민의 퍼포먼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서울 서초동 국립현대무용단 스튜디오에서 공연된다. 앞서, 지난달 이민경과 조아오 마틴스의 퍼포먼스 <봄의 제전> 등도 진행됐다. 당시를 증언하는 생생한 영상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 강석희(작곡), 강영걸(연출), 고 강준혁(기획), 승효상(건축), 심우성(민속학), 육완순(현대춤), 이건용(미술), 이애주(한국춤) 등이다.

안애순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1970~80년대 한국형 공연기획을 한눈에 살펴보고, 당시의 실험정신을 되살릴 방법을 고민하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02)3472-142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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