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사진 빈체로 제공
백건우씨 새달 2일 예술의전당 연주
‘세월호 추모’ 같은 나눔활동도 계속
‘세월호 추모’ 같은 나눔활동도 계속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은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싶어하는 곡이지요. 하지만 생각대로 목표를 달성하기가 너무 어려운 곡이에요. 저도 20대 때부터 40여년간 계속 브람스 피아노협주곡을 공부해오고 있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68·사진)는 다음달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세계적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체 카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25일 그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그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는 “남편 덕분에 자주 한국을 찾게 된다”며 밝게 웃었다.
백건우는 지휘자 예르비와의 각별한 친분부터 꺼냈다. “예르비를 안 지는 10년이 훌쩍 넘었지요. 그동안 버르토크 2번, 브람스 1번, 슈만, 라벨 등을 함께 연주했습니다. 예르비는 연주자의 연주를 잘 듣고 잘 맞춰줍니다. 어떤 지휘자들은 잘못 알아듣는(협연자를 잘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플렉시블하지 못한 것도 있고, 솔로 부분을 잘 소화를 못한 경우도 있어요. 예르비처럼 좋은 지휘자는 솔로 부분을 다 외워 좋은 협연으로 이끕니다.”
이번에 예르비와 협연하는 브람스 2번은 최근 일본과 유럽에서는 수차례 연주했던 곡이지만, 국내에서는 1994년 서울에서 열린 ‘브람스 페스티벌’ 이후 20년 만의 연주다. 자신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철저했던 완벽주의자 브람스는 단 두 개의 피아노협주곡을 남겼다. 이는 브람스가 얼마나 혹독한 자기검열을 거쳤는지를 방증해 준다. 백건우가 브람스에 몰두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해 섬마을 콘서트를 통해 소외된 곳을 찾아 음악을 들려줬다. 올해 7월에는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단원고 학생들이 끝내 닿지 못했던’ 제주에서 추모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세월호 때는 파리에서 가만있기가 힘들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추모연주를 한 것이었어요. 앞으로도 뜻이 맞는 일이라면 나눔활동, 사회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의 곁에는 에스프레소 커피잔이 놓여 있었다. “이탈리아 커피를 즐기는데, 하루 내내 마시는 편입니다.” 특별히 운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건강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 외곽에 사는 그는 부인과 함께 자주 거리를 산책한다. “파리는 박물관도 좋지만, 길거리가 너무 아기자기해 산책하기는 그만입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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