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지휘자 예르비 “도이체 카머필의 저력은 민주주의”

등록 2014-11-27 19:32수정 2014-11-27 21:29

지휘자 파보 예르비. 사진 빈체로 제공
지휘자 파보 예르비. 사진 빈체로 제공
새달 대구·서울서 내한공연
“다른 오케스트라들과 차별화되는 우리 악단의 저력은 민주주의에 있습니다.”

챔버오케스트라(실내관현악단)인 도이치 캄머필을 이끌고 베토벤, 슈만,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완주하며 클래식계에 돌풍을 일으킨 지휘자 파보 예르비(52·사진)는 ‘민주주의의 힘’이 악단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 나고야 현지 인터뷰 때도, 오는 12월초 내한 공연을 앞두고 이뤄진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한결같았다.

도대체 음악과 민주주의가 어떤 상관관계를 지닐까. “도이치 캄머필은 모든 단원들이 유스 오케스트라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연주해왔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이를 지속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거죠. 연주자들 스스로 예술적인 판단과 민주적인 열망에 따라 구성한 악단이기 때문에 매우 창의적이고 개성적입니다.”

그는 단원들이 모든 의사 결정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자치 시스템(self-governing system)’이 도이치 캄머필을 다른 악단들과 확연히 구분 짓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치 시스템 덕분에 단원들 스스로가 소모된다고 느끼지 않고 주인의식과 애정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러한 태도의 차이가 예술적인 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느린 프로세스’이기에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일단 합의가 도출되면 한 방향으로 쭉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했기 때문에,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죠. 이것이 우리가 발전하는 비결입니다.”

“늘 단원들과 눈높이 맞추려 노력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이자 가족
주인의식 가지자 성취도 확 올라”

예르비는 지휘자인 자신 역시 단원 중 하나이며,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리허설 때도 단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의견을 들으려 노력한다. “이 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단원들에게 묻곤 합니다. 그러면 모두가 음악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 시작하죠. 연주자가 준비를 마치면 지휘자는 무대에서 외조를 할 뿐입니다. 단 연주하는 순간에는 온전히 음악에 몰두하고 절대 물러설 곳을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진 건강한 악단이 될 수 있습니다.”

1980년 독일 브레멘 음대생을 주축으로 결성돼 1987년 전문 악단으로 발족한 도이치 캄머필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들의 각축장인 유럽 무대에서 승승장구해왔다. 그가 재임한 지난 10년간 이러한 상승세는 다른 악단들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전곡 연주 프로젝트는 베토벤, 슈만, 브람스 교향곡으로 이어지며 성공을 거듭했다. 최근 <뉴욕 타임스> 리뷰는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의 연주를 통해 챔버 오케스트라가 브람스 교향곡에서 오히려 놀라운 명료성과 물리적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은 12월1일 대구 수성 아트피아 용지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을 연주한 뒤 2일과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브람스 교향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협연 백건우), 브람스 교향곡 2,3번과 이중 협주곡(협연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탄야 테츨라프)을 들려준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