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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반대라서 더 끌린다네요, 이 두 남자

등록 2014-12-04 19:08수정 2014-12-04 20:47

클래식계의 아이돌 그룹 ‘앙상블 디토’의 멤버로 활동해온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오른쪽)와 피아니스트 지용이 오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한다. 크레디아 제공
클래식계의 아이돌 그룹 ‘앙상블 디토’의 멤버로 활동해온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오른쪽)와 피아니스트 지용이 오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한다. 크레디아 제공
열정남 <피아니스트 지용>
냉정남 <바이올리니스트 재키브>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날아온 두 청년과 마주 앉았다. 젊은 에너지와 정교한 합주로 매년 여름 국내 클래식계를 들썩거리게 한 앙상블 디토의 전·현 멤버, 피아니스트 지용(23)과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29)였다. 2009년부터 앙상블 디토에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이 달 ‘익스트림 듀오(극단의 이중주)’라는 제목으로 첫 듀오 연주를 앞두고 있었다.

2년 전부터 음악적 해석 공유해와
“우린 하나의 음악적 그루브 안에”

냉정한 이성, 정확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재키브와 뜨거운 감성, 순간적인 폭발력을 지닌 지용은 ‘익스트림’이라는 수식어처럼 상반된 개성을 지닌다. 하지만 한 무대에 서면 서로를 빨아들이는 강렬한 상호작용을 일어킨다.

“우리는 반대의 성격을 지닌 사람이지만,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같은 지점에서 똑같이 느끼고, 똑같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곤 해요. 깜짝 놀랄 정도죠.”(지용) “다른 이들과 합주할 때면 서로의 음악성을 좋아하면서도 아이디어나 표현을 조정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지용과는 달라요. 그냥 우리가 하나의 음악적 그루브(장단) 안에 있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어요.”(재키브) “이번 연주회를 위해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4악장을 리허설할 때도 처음부터 아주 작은 뉘앙스까지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거예요.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5번 이상 해석을 바꿔나가는 과정에서도 계속 그랬죠. 제겐 일종의 혁명적인 경험이었어요.”(지용)

지난 2012년 듀오 연주회를 처음 계획한 뒤 2년 동안, 두 사람은 끊임 없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선곡에서부터 해석까지 모든 음악적 의견을 공유하고 발전시켰다. 무턱대고 악기부터 들이대면 자칫 몸에 익숙하고 편한 해석을 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악기를 내려 놓고 새로운 눈으로 악보를 분석하며 연주회의 큰 그림부터 세부적인 표현까지 공들여 완성했다.

이렇게 준비한 첫 듀오 연주회의 주제는 ‘어둠에서 빛으로’. 1부에서 라벨의 ‘치간느’와 ‘라 발스’, 2부에서 사리아호의 ‘녹턴’과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장조’를 연주하며 인간 삶의 굴곡과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실어낼 생각이다.

이달 ‘극단의 이중주’ 첫 듀오
어둠에서 환희로…인생곡선 표현

“‘치간느’와 ‘라 발스’는 어둠(고통과 슬픔), ‘프랑크의 소나타’는 빛(기쁨과 행복)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연주되는 ‘녹턴’은 빛에 이르기 위한 일종의 간주곡이고요.”(지용) “집시라는 뜻의 ‘치간느’는 희롱하는 듯 들리지만 동시에 집시의 고통과 비극, 삶의 고난을 그리고, ‘라 발스’는 겉으로는 아름답고 우아한 왈츠이지만 아이러니와 패러디로 가득 차 있죠. 이 두 곡은 점점 통제불능의 소용돌이로 진행합니다. 거의 미치광이처럼요. ‘녹턴’은 현존하는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가 자신의 멘토인 작곡가 비톨트 루토슬라브스키를 추모하며 작곡한 작품입니다. 내면의 슬픔, 평화와 휴식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곡에서부터 희망, 기쁨에 이르는 마지막 곡 프랑크 소나타까지 끊지 않고 쭉 이어서 연주하려고 합니다. 이 흐름이 마치 우리의 인생 곡선처럼 느껴질 겁니다.”(재키브)

스테판 피 재키브와 지용의 듀오 콘서트는 5일 울산(울산현대예술관), 6일 인천(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8일 서울(예술의전당)로 이어진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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