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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5년 만에 무대 선 김석훈, “연말엔 연극도 봐주세요”

등록 2014-12-07 19:40

연극배우 출신인 김석훈이 5년 만에 연극 <위대한 유산> 무대에 올랐다. 핍 역의 김석훈이 해비셤 부인 역의 길해연에게 “내 심장이 새까맣게 타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명동예술극장 제공
연극배우 출신인 김석훈이 5년 만에 연극 <위대한 유산> 무대에 올랐다. 핍 역의 김석훈이 해비셤 부인 역의 길해연에게 “내 심장이 새까맣게 타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명동예술극장 제공
‘위대한 유산’ 주인공 핍 역 맡아
“오랜만이라 대사연습부터 고생…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작품”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니까, 대사 연습을 할 때부터 고생 좀 했습니다. 오늘 무대에 오르니까 떨리기도 했지만, 관객을 보니 힘이 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공연 어땠나요? 괜찮지 않았나요?”

배우 김석훈이 2009년 <밤으로의 긴 여로> 이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지난 3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이 오른 찰스 디킨스 원작의 <위대한 유산>(최용훈 연출)에서 주인공 핍을 맡았다.

불이 켜졌다. 연극이 끝났다. 분장을 지우고 연두색 니트 상의로 갈아입은 김석훈을 분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텔레비전에서 드라마로, 라디오에선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자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고향은 연극이다. 1998년 중앙대 연극과를 졸업하자마자 국립극단에 들어가 단역 배우를 시작했다. 그해 드라마 <홍길동>으로 방송에도 데뷔했다. 방송 생활 틈틈이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분장실 밖에선 팬클럽 회원들이 인터뷰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화가 짧고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평소 반듯한 이미지대로 그는 화려한 말보다는 진중한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밝혔다.

김석훈은 먼저 이번 연극을 소개했다. “제가 맡은 주인공 핍은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신사가 되려 했는데, 목적 자체는 훌륭했지만 수단이 잘못된 거지요. 돈만 있으면 신사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그렇게 되지는 않았던 거죠. 겉으로 숙녀 행세를 했던 에스텔라도 실패하고요.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두 남녀의 사랑이 다시 시작되는 거죠.”

<위대한 유산>은 디킨스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대장장이 매형 집에서 대장장이로 살던 ‘촌놈’ 핍은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아 신사가 되기 위해 런던으로 간다. 핍은 이웃에 살던 해비셤 부인이 양녀 에스텔라와 그를 결혼시키기 위해 몰래 후원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유년 시절 핍이 도와준 탈옥수가 남긴 돈이었다. 탈옥수였던 후원자가 체포되고 재산이 몰수당하자 핍은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결혼에 실패해 실의에 빠진 에스텔라에게 손을 내민다.

“신사는 상류사회를 의미하잖아요. 상류사회는 자본력과 그들만의 형식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데, 그것이 삶의 진정한 가치가 아니라는 걸 얘기합니다. 디킨스도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다가 나중에 작가로 성공하거든요. 삶과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으로 요즘 우리 사회에도 의미를 가집니다.”

연극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연말에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여가생활이 너무 영화에 편중돼 있다는 느낌이에요. 연극, 음악 등 순수예술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좋은 역이 나오면 언제든 무대에도 서고 싶습니다.”

그는 <기독교방송>(CBS) 에프엠에서 오전 9~11시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 ‘김석훈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저는 바로크음악, 특히 바흐를 좋아합니다.” 공연 다음날인 4일 아침 방송에서 연극을 본 이의 사연이 올라왔다. “어제 첫 공연을 보셨나 봐요. 제 모습이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주인공과 비슷했나요? <오페라의 유령> 중 한 곡을 들려드립니다.” <위대한 유산>에는 오광록, 길해연, 조희봉, 정승길 등이 출연하며, 28일까지 계속된다. 1644-2003.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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