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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 팝아트의 오늘을 보다

등록 2014-12-09 19:33

유리병을 갈아 빚은 알 2개로 대가 이우환씨의 작품을 패러디한 최정화씨의 ‘관계항-대화’
유리병을 갈아 빚은 알 2개로 대가 이우환씨의 작품을 패러디한 최정화씨의 ‘관계항-대화’
최정화 ‘타타타’전
세상 잡것들의 인연
병조각 이어 붙여 표현

그동안 ‘쌓기’로 예술공덕을 쌓았다. 이젠 ‘갈고 빚기’다. 한국 팝아트의 원조인 최정화씨 신작이 화제다. 그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가면, 병들을 갈아 만든 2개의 알이 서로 마주보는 모습이 펼쳐진다. ‘관계항-대화’로 이름붙여진 작품의 재료는 샴페인병 40개와 소주병 140개의 파편들. 돌덩이와 철판이 마주한 구도로 유명한 이우환 작가의 설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다. 최 작가는 병 조각들을 용도를 다한 병들의 ‘사리’라고 규정한다. 세상 잡것들이 다 인연 걸치며 연결된다는 연기설을 작품화한 것이라고 했다. 전시제목 ‘타타타(Tathata)’는 여여(如如)하다(그러니 그러하다)란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최씨는 1990년대 이래 소쿠리, 가짜꽃, 로봇인형, 장난감 등을 쌓고 붙이는 키치적인 변형 작업에 탐닉해왔다. 급속개발, 압축성장 시대 주변부 문화에 탐닉하던 그가 디지털 시대의 격변 앞에서 새로 꺼내든 화두가 ‘갈기’와 ‘빚기’란 융합적 방식이다. 2달여 전 서울역 284의 기획전 ‘총천연색’에서 노장사상을 내세우며 전업미술가를 선언한 최씨가 ‘갈기’‘빚기’로 어떻게 자기세계를 확장시켜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12일까지. (02)549-7575.

대중적 드라마의 한 장면을 화폭에 그대로 떠옮긴 이동기씨의 아크릴 그림 ‘욕조 속의 여인’.
대중적 드라마의 한 장면을 화폭에 그대로 떠옮긴 이동기씨의 아크릴 그림 ‘욕조 속의 여인’.
이동기 ‘무중력’전
잡다한 미디어 이미지 원색조로
싸이 초상 베낀 그림 등도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 차린 팝아트 작가 이동기씨의 개인전 ‘무중력’은 아무 맥락도 없이 떠다니는 대중문화 이미지들의 범벅이다. 1층, 지하에선 백화점 전단지, 유람선, 북한 군인 포스터 등 미디어에서 쏟아낸 낯익은 이미지들로 잡탕이 된 원색조의 대작들이 눈을 때린다. 2층은 딴판이다. 강렬한 색조추상 화면과 드라마·영화의 여러 장면들, 대중가수 싸이의 초상을 판박이로 베낀 정연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93년 아톰과 미키마우스가 잡종된 아토마우스를 ‘발명’한 이래 냉소적이면서도 현실 추종적인 한국적 팝아트의 기수로 꼽혀왔다. 신작들은 혼란스럽게 이미지들이 뒤엉켜있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화면이다. 이런 모순이 공존하는 건 미술시장과 사회적 현실을 함께 주목하며 팝아트의 새 지평을 좇으려는 욕망을 반영한 것으로 비친다. 어느새 중견이 된 그가 이런 모순과 혼돈을 앞으로의 작업에서 어떻게 갈무리해낼지 궁금해진다. 28일까지. (02)2287-35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갤러리 현대·박여숙 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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