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지하 미궁으로 이어지는 극 중 장면을 응용해 공연장 2층부터 객석 1층(지하 1층)까지 계단 위에 가스 조명등을 설치했다.
캐릭터·소품들로 안팎 꾸며 홍보
SNS 통해 기념사진 급속히 퍼져
SNS 통해 기념사진 급속히 퍼져
최근 엠디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공연장 데커레이션(꾸미기)’이다. “공연장 안뿐 아니라 밖도 중요한 홍보 공간”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제작사들은 대관 때부터 ‘공연장 꾸밈 비용’을 따로 책정한다. 에스엔에스(SNS)의 발달로 공연장 안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는 관객이 늘면서 공연장 장식을 통한 홍보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지킬 앤 하이드>는 공연 속 ‘지킬 박사의 실험실’ 세트를 그대로 따와 공연장 밖에 설치했다. 이곳에는 지킬 박사의 실험일지, 지킬이 루시에게 쓴 편지 등 극 중 소품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제작사는 이 실험실 장식 제작에만 1000만원을 들였으며, 입구와 3개 층 포토존, 벽 등을 꾸미는 데 총 6000만원을 쏟아부었다.
<위키드>도 극 중 ‘타임 드래건’을 똑같이 재현한 장식물을 공연장 밖에 설치했다. 제작에만 약 3개월이 소요됐으며, 한국을 방문한 오스트레일리아 프로듀서가 구입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디테일이 뛰어났다. <위키드>는 이 밖에도 작품 속 ‘에메랄드 시티’ 분위기를 내기 위해 공연장의 모든 조명을 ‘녹색’(그린)으로 바꿨다.
공연장 장식은 기둥, 계단, 난간은 물론 화장실까지 이어진다. 2012년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지하 미궁으로 이어지는 극 중 장면을 응용해 공연장 2층부터 객석 1층(지하 1층)까지 계단 위에 가스 조명등을 설치했다. 각 조명등에는 <오페라의 유령>을 상징하는 장미를 넣었다. 지난해 공연된 ‘19금 퍼핏 뮤지컬’ <애비뉴 큐>의 경우, 남자화장실에 성인용 포토존과 같은 그림을 붙였으며, 변기 위쪽에도 ‘19금 카피’를 넣어 남성 관객들 사이에 큰 화제를 모았다.
블루스퀘어 차수정 공연기획팀 대리는 “공연장 밖은 관객들의 휴식공간이자 홍보의 최전선”이라며 “공연장 장식은 관객의 동선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어느 곳이든 가능하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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