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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내 버킷리스트는 서울바로크합주단 하나뿐”

등록 2014-12-22 19:33수정 2014-12-24 16:11

김민 음악감독 겸 서울대 기악과 명예교수.
김민 음악감독 겸 서울대 기악과 명예교수.
‘창단 50돌’ 맞은 김민 음악감독
초대악장 출신…34년간 감독 매진
첫 10년간 직원 없이 섭외 등 맡기도
내년 꿈의 무대 순회…악단 관악 확대
“오래되어서 좋은 것은 골동품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고물밖에 안 됩니다. 지난 50년간 초석을 다졌으니 앞으로 50년은 가치 있는 골동품이 될 수 있도록 우리만의 전통을 만들어 나가야죠.” 내년 창단 50주년을 앞둔 국내 최고(最古)의 챔버 오케스트라 서울바로크합주단의 김민 음악감독(72·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기악과 명예교수)은 두 가지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첫번째는 세계무대로의 본격 진출이다. 내년 2월부터 ‘꿈의 무대’로 불리는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그레이트홀, 빈 무지크페라인, 뉴욕 카네기홀을 차례로 순회한다. 스위스 공연 매니지먼트 회사 가르트(Gart)사와 계약을 맺고 유럽의 쟁쟁한 악단들과 어깨를 견주며 티켓을 판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얘기다.

“117회 해외 공연을 경험하면서 꾸준히 호평받은 덕에 서양 음악에 대한 오랜 콤플렉스를 벗었어요. 50주년을 계기로 세계무대에 우리를 한 번 팔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두번째 도전은 대대적인 악단 개편이다. 현악 위주였던 서울바로크합주단은 내년 목관과 금관 단원을 영입해 2관 편성 오케스트라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바로크 시대의 악단처럼 지휘자가 없는 리더 중심 체제였지만 앞으로는 저명한 수석 객원 지휘자를 영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르게 사용해왔던 악단의 명칭도 해외 투어 때 사용해온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로 통일한다.

실내악은커녕 클래식 음악계 자체가 황무지 같았던 고교 시절, 서울현악사중주단의 실연을 듣고 감동해 막연히 실내악의 길을 꿈꿨다는 김민 감독은 “돌이켜보니 운명 같다”고 했다. 그는 예고 시절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윤미재와 피아노 트리오를 결성해 실내악에 첫 발을 디뎠고, 서울대 재학 시절 교내 및 대학연합 실내악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1965년 고 전봉초 서울대 음대 교수가 창단한 서울바로크합주단은 초대 악장을 맡았던 인연으로 1980년 음악감독이 됐다.

서울바로크합주단 음악감독이 된 후의 34년은 김민 감독에게 숨가쁜 세월이었다. 서울대 음대 교수, KBS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하면서 주말도 포기하고 서울바로크합주단 연습에 매진했다. 처음 10년은 직원 한 명 없이 혼자서 공연장 섭외, 레퍼토리 선정, 홍보물 제작까지 도맡았다. 그러나 그는 “월급제 상근 단원도 아닌데 공감대와 헌신이 없었다면 악단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모든 공을 단원들에게 돌렸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 리스트에 오직 서울바로크합주단 하나뿐입니다. 그걸 계속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나는 더 바랄 게 없어요. 이제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줄 때입니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창단 50주년 특별 연주회는 내년 1월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런던과 베를린 순회 연주에서 선보일 곡들을 국내에서 먼저 들을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존 말코비치 내레이션이 삽입된 슈니트케 <피아노 협주곡> 신버전(세계 초연), 2관 편성 오케스트라로의 변모를 상징하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5번 등이 연주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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