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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하우스콘서트’ 다섯번째 집은 대학로

등록 2014-12-28 20:42

2007년 9월 서울 연희동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의 자택에서 열린 제164회 하우스콘서트. 공연 시작 전 박창수 대표(오른쪽)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출연했으며, 연희동에서의 시즌1 공연 중 최다 관객인 180명이 박 대표의 집 2층 마룻바닥에서 연주를 감상했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2007년 9월 서울 연희동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의 자택에서 열린 제164회 하우스콘서트. 공연 시작 전 박창수 대표(오른쪽)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출연했으며, 연희동에서의 시즌1 공연 중 최다 관객인 180명이 박 대표의 집 2층 마룻바닥에서 연주를 감상했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2002년 박창수 대표의 집서 시작
광장·역삼·도곡동 ‘하우스’ 옮겨
29일 ‘예술가의 집’서 집들이 공연
새해에는 ‘원 먼스 페스티벌’ 계획
15개국서 동시다발적 월드 콘서트
“공연때마다 적자…살던 집도 내놔”
“대학로는 우리나라의 문화 중심지입니다. 그런데 연극, 무용,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이 존재했던 이곳이 언젠가부터 상업문화로만 채워지고 있어요. 특히 음악은 전멸했죠. ‘하우스콘서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마룻바닥 음악회로 돌풍을 일으킨 하우스콘서트가 대학로로 이사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이 이들의 다섯번째 집이다. 29일 송년 갈라콘서트로 ‘집들이’를 한 뒤 내년 1월12일부터 매주 월요일 하우스콘서트(3층 다목적홀)를 열고 수요일에는 예술인들과 하우스토크(1층 예술나무 카페)를 진행한다.

지난 23일 새집에서 만난 박창수(50) 더하우스콘서트 대표는 “문화적 상징성을 가진 장소에서 하우스콘서트를 하면 의미 있겠다 싶었다”며 “대학로 공연장들이 일제히 쉬는 월요일에 관객을 초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 자택 2층 거실에서 하우스콘서트를 시작했다. 2008년 9월 200회 공연 뒤에는 좀 더 다양한 청중을 만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서울 광장동, 역삼동, 도곡동의 스튜디오로 ‘하우스’를 옮기며 누적 횟수 422회의 연주회를 열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베를린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주자 벤첼 푹스 등 클래식 연주자에서부터 강산에, 10cm 같은 대중가수까지 적은 공연료를 받고 이 무대에 섰다.

10주년을 맞은 2012년에는 하우스콘서트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우스콘서트 대한민국 공연장 습격작전’이라는 부제로 일주일간 전국 21곳에서 100회 공연을 올리는 ‘프리, 뮤직 페스티벌’을 연 것이다. 400개가 넘는 전국의 공공 및 사설 공연장 중 약 80%가 콘텐츠 부재로 연중 내내 개점휴업 상태인 반면 전문 연주자들은 연주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모순된 현실,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는 문화예술 향유 기회의 만성적 불균형 등을 동시에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2013년에는 한날한시에 소극장, 가정집, 군부대, 학교 등 전국 65개 장소에서 294명의 예술가가 1만명의 관객을 만나는 ‘원데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2014년에는 이를 이웃 나라로 확대한 ‘한·중·일 원데이 페스티벌’을 총 94곳(한국 47곳, 일본 29곳, 중국 18곳)에서 진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하우스콘서트, 지방순회 기획공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문화가 있는 날’ 공연, 하우스토크까지 총 515회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공연을 소화했다. 2015년 새해에는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원 먼스 페스티벌’을 열고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15개국에서 한달간 150회 이상의 콘서트를 한다는 계획이다.

놀랍게도 이 거대한 프로젝트들은 전국지도가 걸린 5평짜리 작은 사무실에서 박 대표와 두 명의 젊은 기획자, 하우스콘서트 관객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일궈냈다.

12년 역사만큼이나 숱한 관객들이 다녀갔지만 관람료가 저렴한데다 조금이라도 이익이 나면 공연을 한번 더 만들어 올리는 바람에 손익계산서는 언제나 마이너스다. 사적인 목적 없는 순수한 후원자를 기다리지만 여의치 않아 박 대표가 여러번 사재를 털었다. 이번에도 내년 ‘원 먼스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살던 집을 부동산에 내놨다. 무엇이 이렇게 모든 것을 바쳐 도전하게 하는 걸까.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은 거죠. 팔자인가 봐요.”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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