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여성농악단의 맥을 잇는 연희단 팔산대가 1~3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무풍>(舞風)을 다시 올린다.
농악 ‘유네스코 유산’ 등재 축하
연희단 팔산대 새달 1~3일 공연
판굿에 무도회…신파악극은 ‘덤’
연희단 팔산대 새달 1~3일 공연
판굿에 무도회…신파악극은 ‘덤’
새해 벽두 농악으로 한판 거하게 놀아보자. 농악은 농악인데 때로는 쌍쌍파티처럼 춤을 추고, 때로는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에 빠져보자. 호남여성농악단의 맥을 잇는 연희단 팔산대가 1~3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무풍>(舞風)을 다시 올린다.
이 앙코르 무대는 농악이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다. 이들은 창단 3년 만인 지난 가을(9월18~20일) 첫 단독공연에서 과거 잘나가던 유랑 농악단 모습을 30여년 만에 재현했다. 가을 공연과 달라진 점은 판굿의 업그레이드다. 여기에 팔산대판 감성멜로 신파악극 <이수일과 심순애>을 덤으로 선사한다.
호남여성농악단의 막내 김운태 단장이 이끄는 <무풍>은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 등의 타악기를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태평소의 선율을 타고 마당을 누비는 농악을 주축으로 남도민요, 비나리, 진도북춤, 사물놀이, 살풀이 등 전통 민속 공연을 펼친다.
농악 최고의 기량은 ‘판굿’이다. 집집마다 돌면서 액풀이를 하고 우물이나 당산 등에 풍물을 울려주고 동네 사람들에게 종합적인 예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호남우도농악의 판굿은 오채질굿, 오방진 등 군무를 펼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상쇠의 부포춤, 장구잽이의 설장구춤, 소고잽이의 채상소고춤 등 독무로 전환한다.
특히 이번 판굿의 절정에서는 ‘조선무도회’가 열린다. 3분박과 2분박을 오가는 환희의 춤판이다. 하늘과 땅, 인간의 화합을 상징하는 동심원을 그리며 연희자와 관객이 마주보며 마치 ‘쌍쌍파티’처럼 춤을 춘다.
하지만 볼거리라면 팔산대판 <이수일과 심순애>을 빼놓을 수 없다. 1910년대 초~1940년대 우울한 시대를 반영한 신파에 창극과 악극을 곁들였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하는 가무악(歌舞樂) 일체의 ‘멀티플레이어’ 팔산대 단원이기에 가능한 무대다.
농악의 장고잡이(이송)가 앉아서 뽕작 가락을 치면, 꽹과리를 잡았던 부쇠(배지원)와 상장구(서은숙)가 아쟁과 가야금으로 구슬픈 노래를 반주한다.
마침내 상쇠(장보미)는 판소리를 하다가 변사가 되고 남인수의 <꼬집힌 풋사랑>을 한 곡조 뽑는다. 여기에 소고(박보슬)와 장고꾼(윤미정)이 현대무용과 발레의 테크닉으로 이수일과 심순애가 되어 일장춘몽이었던 사랑을 춤으로 풀어낸다. 1644-8609.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연희단 팔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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