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막말’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사임

성희롱과 폭언 등 인권침해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김성광 기자 [e-mail]

정명훈 감독 재임여부 30일 결정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막말 등 인권침해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서울시향 이사회를 하루 앞둔 29일 결국 물러났다. 지난 2일 사무국 직원 17명이 박 대표의 인권침해 사례를 공개한 지 27일 만이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시향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10여분 동안 진행된 회견에서 “제가 잘못한 부분도 많았고 이 부분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 견디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제가 있었던 2년여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정성을 들였던 부분”이라며 경영 개선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저도 많은 왜곡과 마녀사냥, 공정하지 못한 조사로 힘들었다. 억울함이 많지만 저의 힘든 마음, 진실은 묻고 떠난다”며 여운을 남겼다. 특히 “이사회와 시의회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 여러분도 이 순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향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는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지난 23일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박 대표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인권침해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고, 서울시장에게 박 대표를 징계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의 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왔지만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결국 사퇴했다. 서울시향은 30일 이사회에서 박 대표의 사표 수리 절차를 밟는 한편, 정명훈 감독을 포함한 예술감독 추천 및 재계약을 논의해 발표할 예정이다.

손준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