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서울에서 독주회를 여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형식적인 앙코르곡 대신 현대 작곡가들의 곡 27곡을 연주하는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이뤄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이색’ 앙코르
일반적으로 앙코르 연주는, 연주자가 청중의 갈채에 대한 답례로 음악회 마지막에 가벼운 소품 몇 곡을 더 들려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 오랜 고정관념을 깨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오는 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미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36)이다. 그는 ‘27개의 소품 : 힐러리 한 앙코르’ 프로젝트를 통해 앙코르 연주를 현대음악 세계초연 자리이자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기회로 승화시켜 평단과 객석의 찬사를 받았다.
이 거창한 프로젝트의 발단은 동시대 예술과 대중의 접점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었다. 힐러리 한은 세계적인 인지도와 수많은 연주 기회 등 자신이 가진 것으로 창작자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앙코르 연주’ 순서를 떠올렸다. 온전히 연주자의 뜻대로 꾸밀 수 있음에도, 대부분 뻔한 레퍼토리로 채워지곤 하는 시간이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작곡가들은 신작을 선보일 기회를 얻고, 연주자는 수백 년 전에 완성된 곡들의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는 데에서 벗어나 레퍼토리를 확장할 수 있었다. 결국 윈-윈 게임인 셈이다.
현대 작곡가 알리기 프로젝트
일면식 없는 26명에 소품 위촉
마지막 곡은 ‘블라인드 콘테스트’
27개 신작 앙코르곡 엮어 순회
20일 서울서도 재기발랄한 공연 힐러리 한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아이디어를 가진 현대 작곡가들의 미발표 신작들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함으로써 청중에게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는 현대음악을 광범위하게 탐색한 끝에 제니퍼 힉돈, 메이슨 베이츠 등 26명의 작곡가를 선정했다. 그는 일면식조차 없던 작곡가들에게 직접 연락해 독주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품 작곡을 위촉했다. 또한, 자신의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전세계 불특정 다수의 작곡가를 상대로 앙코르 레퍼토리 중 마지막 곡을 공개모집했다. 400여 개의 응모작에 대해서는 이름, 국적, 연령, 경력 등 모든 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콘테스트를 진행해, 하와이에 거주하는 젊은 작곡가 제프 마이어의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이렇게 구성된 27개의 앙코르곡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터키, 독일, 영국, 미국, 일본,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힐러리 한의 투어 연주회에서 세계 초연됐다. 2013년 가을에는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2장짜리 음반으로 출시돼 빌보드 차트 클래식 음악 부문 정상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이 곡들은 다른 연주자들에 의해서도 널리 연주될 수 있도록 종이와 디지털 악보로 출판됐다. 27개 곡의 연주 영상과 작곡가들을 인터뷰한 영상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hilaryhahnvideos)을 통해 공개됐다. ‘아이디어 뱅크’ 힐러리 한의 기발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누리집에 팬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온라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기와 에세이를 적는 ‘바이 힐러리’ 게시판을 통해 작가적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과 함께 전세계를 여행하는 바이올린 케이스의 관점으로 트위터 계정(twitter.com/violincase)을 운영하며 유머 감각도 과시한다. 이번 내한 독주회에서 힐러리 한은 자신의 27개 앙코르 레퍼토리 중 일부를 들려줄 계획이다. 더불어 18살 때 데뷔앨범에 수록했던 바흐 파르티타 3번과 슈만,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일면식 없는 26명에 소품 위촉
마지막 곡은 ‘블라인드 콘테스트’
27개 신작 앙코르곡 엮어 순회
20일 서울서도 재기발랄한 공연 힐러리 한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아이디어를 가진 현대 작곡가들의 미발표 신작들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함으로써 청중에게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는 현대음악을 광범위하게 탐색한 끝에 제니퍼 힉돈, 메이슨 베이츠 등 26명의 작곡가를 선정했다. 그는 일면식조차 없던 작곡가들에게 직접 연락해 독주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품 작곡을 위촉했다. 또한, 자신의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전세계 불특정 다수의 작곡가를 상대로 앙코르 레퍼토리 중 마지막 곡을 공개모집했다. 400여 개의 응모작에 대해서는 이름, 국적, 연령, 경력 등 모든 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콘테스트를 진행해, 하와이에 거주하는 젊은 작곡가 제프 마이어의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이렇게 구성된 27개의 앙코르곡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터키, 독일, 영국, 미국, 일본,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힐러리 한의 투어 연주회에서 세계 초연됐다. 2013년 가을에는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2장짜리 음반으로 출시돼 빌보드 차트 클래식 음악 부문 정상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이 곡들은 다른 연주자들에 의해서도 널리 연주될 수 있도록 종이와 디지털 악보로 출판됐다. 27개 곡의 연주 영상과 작곡가들을 인터뷰한 영상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hilaryhahnvideos)을 통해 공개됐다. ‘아이디어 뱅크’ 힐러리 한의 기발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누리집에 팬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온라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기와 에세이를 적는 ‘바이 힐러리’ 게시판을 통해 작가적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과 함께 전세계를 여행하는 바이올린 케이스의 관점으로 트위터 계정(twitter.com/violincase)을 운영하며 유머 감각도 과시한다. 이번 내한 독주회에서 힐러리 한은 자신의 27개 앙코르 레퍼토리 중 일부를 들려줄 계획이다. 더불어 18살 때 데뷔앨범에 수록했던 바흐 파르티타 3번과 슈만,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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