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색 무대’ 어떤 작품 올랐나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30돌을 맞았다. 산울림은 대표상품인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3~5월 올린다. 역대 주역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소극장의 대형 기획’이다. 앞서 이달 7일~3월4일 <산울림 고전극장>으로 30돌 기념공연을 시작한다. 이 기획은 ‘소설, 연극으로 읽다’라는 제목으로 2013년 문을 열었다. 현재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단체들이 참가한 ‘4색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1 극단 청년단 <젊은 예술가의 초상>
먼저 7~18일 극단 청년단이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첫 테이프를 끊는다. 스티븐이라는 소년은 성장하면서 변증법적 자아형성을 거친다. 그리고 종교, 민족주의 등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자유를 찾아 떠난다. 민새롬 연출은 “자각을 통해 비상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준다. 주인공은 예술에서 그 길을 찾았다”라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극단 청년단은 민새롬 연출과 함께 드라마터그, 무대·사운드·영상디자이너 등 연출진과 디자이너로 이뤄진 스태프 프로덕션이다. 이들은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상실감을 주로 다뤄왔다.
#2 양손프로젝트 <모파상 단편선>
양손프로젝트는 이미 다자이 오사무, 현진건, 김동인의 단편을 새로운 연극언어로 표현해왔다. 이번엔 23일~2월1일 <모파상 단편선>을 올린다. 모파상은 인간에 관한 날카로운 관찰과 성찰이 뛰어나다. “소설을 무대화하면서 발견할 수 있는 연극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이를 통해 발견한 연극문법과 연기술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양손프로젝트가 밝힌 기획의도다. 양손프로젝트는 배우 3명과 연출 1명으로 이뤄진 연극그룹이다. 연출이 모든 걸 끌고 가는 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작품선정을 포함한 창작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고 결정하는 공동창작 집단이다.
#3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페스트>
알베르 카뮈가 우리 시대 정의의 의미를 되짚는 <페스트>도 2월4일~15일 같은 무대에 오른다.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은 지난해 <분노의 포도>를 통해 재난 속에서 뭉치는 인간의 힘과 작은 절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2015년엔 재난 속에서 갈라지는 인간의 힘과 작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2005년 창단한 이 극단은 ‘가장 의미 있는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한다’는 게 목표다. 가슴 절절한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내려 한다. 연출은 오세혁이 맡았다.
#4 극단 여행자 <더 정글 북>
극단 여행자는 2월21일~3월4일 러디어드 키플링의 <더 정글 북>을 올린다.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영국 소설가 키플링은 인도의 풍경과 동물들에 대한 사랑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썼다. “아동문학이라고 평할 수 없는 보편적 진리와 인간 생성의 원리를 말하는 이 소설, 그러나 우리는 월트 디즈니사의 농간에 그냥 그 얘기인 줄로만 알고 있는 이 소설을 통해, 고전소설 그대로가 좋은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졌다.” 이대웅 연출의 설명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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