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대표. 사진 연합뉴스
한국 첫 누적관객 1천만 돌파한 ‘난타’ 제작 송승환 대표
“저는 ‘난타’를 ‘1천만명이나 봤다’가 아니라 아직 ‘1천만명밖에 안 봤다’고 생각해요. 전세계 모든 사람이 다 ‘난타’를 볼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것, 그것이 앞으로 할 일이죠.”
한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은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가 한국 공연 사상 처음으로 누적관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 1997년 10월 서울 호암아트홀 초연 이래 지난해 말까지 한국과 세계 51개 나라 289개 도시에서 3만1290회 공연한 결과다.
지난 6일 서울시 대학로 사무실에서 만난 ‘난타’의 기획자이자 제작사 피엠시(PMC)프로덕션 대표인 송승환(58·사진) 회장은 “공연이라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복제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저녁 생방송처럼 배우들이 직접 보여주는 만큼 1천만명이 봤다는 것의 의의가 남다르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난타’는 한국 전통 사물놀이 리듬을 바탕으로 한 국내 최초 비언어극이다. 4명의 요리사와 1명의 지배인이 결혼 피로연 음식을 한시간 만에 뚝딱 준비하는 과정을 칼과 도마 등 각종 주방도구를 악기 삼아 신나고 코믹한 퍼포먼스로 그려낸다. 2000년 7월 국내 처음으로 전용관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 최초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 전회 매진, 국내 최초 외국인 관람객 100만명 돌파 등 각종 기록도 쌓아왔다.
그도 처음부터 지금의 성공을 예상했을까? “그렇게까지 예상은 못 했죠. 국내 공연시장이 작은 시절이어서 공연으로 수익을 내려면 큰 시장으로 가야 했고, 전세계에서 공연을 하려면 언어 장벽을 넘어 비언어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실제로 중반 이후부터는 외국인이 많아져 누적관객 1천만명 가운데 70% 정도를 차지한다.
“난타가 외국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비언어극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고, 코미디, 그리고 주방이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어디서나 주방에서 요리하고 먹기 때문에 접근하는 데 거부감이 없죠. 또 관객이 무대 위에 올라와서 수프도 맛보고 만두도 만들고 교감을 많이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마당놀이 개념을 도입한 것인데 외국인들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또 사물놀이의 리듬으로 주방도구를 두드리는데 외국인들은 이것이 사물놀이인지는 몰라도 독특한 리듬이라는 것은 알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워합니다.”
그의 말 속에 ‘난타’의 성공 비결이 들어 있다.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되려면 한국적인 독특함도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만 갖고는 안되죠.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세계적인 보편성입니다. 바로 이 두가지가 잘 어우러진 것이 난타의 성공 열쇠였던 거죠.”
송 회장의 목표는 여전히 세계를 향하고 있다. “중국 인구만 13억명입니다. 언젠가는 인도 시장도 공략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작품의 수준을 계속 높이고 초심으로 끊임없이 시장을 개척하면 2천만, 3천만도 가능할 것이라고 봐요. ‘난타’도 어느새 18년이 됐으니 전용관이 50년, 60년 갈 수 있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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