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소속 30여명 릴레이 참여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임명 철회 요구가 마침내 거리로 번졌다. 정부가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자 오페라계가 1인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이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소속 30여 명은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의 부당한 임명절차에 따른 진상규명과 임명철회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27일부터는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14일 ‘국립오페라단 정체성 제고를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이번 임명을 “청와대 밀실 인사”로 규정했던 박현준 한강오페라단장은 이날 “한 감독을 임명한 사람이 더 문제”라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참석자들은 한 단장에게는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다”라며 “한국오페라의 화합을 위해 단장의 짐을 내려놓기를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시위에서 비대위는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불렀다. 음악계를 무시하는 정부와 청와대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였다.
지난 2일 한 감독을 임명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선임과정에 문제가 없으며 한 감독이 능력과 경륜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임명 보도자료를 내면서 한 감독의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경력을 실제보다 11년 많게 기록해놓고 “오타였다”라며 석연치 않은 해명을 뒤늦게 내놓은 바 있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대한민국오페라포럼, 소극장오페라연합회,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대한성악동호인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됐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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