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음악 사랑할 뿐 자존심 싸움 없어요

등록 2015-01-29 19:32수정 2015-02-03 14:11

유럽 무대에서 한국 현악사중주단이 한번도 가지 못했던 곳으로 나아가며 비약적인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는 노부스 콰르텟. 왼쪽부터 문웅휘(첼로), 김재영(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김영욱(바이올린). 사진 김소민 객원기자
유럽 무대에서 한국 현악사중주단이 한번도 가지 못했던 곳으로 나아가며 비약적인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는 노부스 콰르텟. 왼쪽부터 문웅휘(첼로), 김재영(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김영욱(바이올린). 사진 김소민 객원기자
‘결성 8년째’ 세계 무대서 활약하는 노부스 콰르텟
세계 무대에서 활약중인 유일한 한국 출신의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이들이 오는 2월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심포니와 협주곡 콘서트를 연다.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교향곡을 위주로 하고 협주곡을 한 곡 정도 포함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 날 연주회에는 협주곡만 세 곡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협연자인 노부스 콰르텟이 사실상 주인공이다.

네 명의 멤버 중 김재영(바이올린·30)과 문웅휘(첼로·27)는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 가단조>를, 김영욱(바이올린·26)과 이승원(비올라·25)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 내림마장조>를 협연한다. 마지막으로는 다함께 슈포어의 <현악사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가단조>를 들려준다. 현악사중주단 멤버 네 명이 한꺼번에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도, 둘씩 나눠서 협연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26일 독일에서 귀국한 노부스 콰르텟 멤버들을 만났다. 기초 군사훈련 등 개별 일정을 마무리 짓고 부산국제음악제 참가를 위해 출발하려는 중이었다. 이들은 “청중의 기대감이 높은 국내 무대가 오히려 유럽 무대보다 더 긴장된다”며 “여러 성취가 있었던 2014년이 지나고 새해가 되니 비로소 현실적인 과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부스 콰르텟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상을 보여줬다. 2008년 오사카 국제 실내악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3위), 2009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3위), 2012년 독일 ARD 국제콩쿠르 준우승,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 3위 및 청중상을 수상하며 서서히 기어를 올린 그들은 지난해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실내악 부문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짐멘아우어와 전속 계약을 맺어 유럽 전체로 활동 무대를 확장했다.

김재영·김영욱·이승원·문웅휘
평균 27살…유럽서 ‘한국 4중주’ 새 길
1·2 바이올린 곡에 따라 나눠
새달 코리안심포니와 협주공연
“청중 기대 높아 유럽보다 더 떨려”

성취의 비결은 철저히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현악사중주단에는 있지만 이들에게는 없는 한 가지가 그 방증이다. 현악사중주에서는 보통 두 명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 제1바이올린으로서 악단 전체를 이끌고, 다른 한 명은 이를 뒷받침하는 제2바이올린에 고정된다. 이들간의 묘한 서열 구분과 갈등이 현악사중주단의 결속력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은 매번 역할을 바꾼다.

“창단 초기에는 김영욱씨가 18살로 어렸고 실내악 경험이 적어 주로 제가 제1바이올린을 맡아 이끌었어요. 하지만 2012년 무렵부터 곡에 따라 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제1바이올린을 맡았죠. 누구의 비중이 큰지도 따지지 않아요.”(김재영)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건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 제1바이올린을 맡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음악 자체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면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현악사중주는 결국 네 명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죠.“(이승원)

결성 8년째를 맞는 노부스 콰르텟은 멤버들의 나이가 평균 27살이다. 하지만 눈부신 연주력과 성숙한 자세는 나이와 경력을 무색하게 한다. 리더 김재영은 “유럽 무대에서 한국 현악사중주단이 가지 못했던 길을 걸어낸다는 데에 작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가 유일하다 보니 한국 현악사중주단의 수준을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있다”라고 말했다. 문웅휘는 “후배 연주자들에게 독주자의 길이 전부가 아니라 현악사중주로도 음악계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