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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재봉틀 소리로 쌓아올린 ‘노동의 언덕’

등록 2015-02-05 19:04수정 2015-02-06 01:15

사진 스페이스22 제공
사진 스페이스22 제공
다큐 사진가 엄상빈 신작전 ‘창신동 이야기’
서울 창신동은 겉보기엔 허름한 달동네 주택가일 뿐이지만, 실은 하루종일 재봉틀 소리 시끄러운 공단 지대다. 그 안에서 동대문패션타운 등에 납품하는 700여곳의 봉제공장이 돌아가고, 숱한 하청인생들이 삶을 꾸려가는 것이다. 다큐사진가 엄상빈(61)씨의 신작전 ‘창신동이야기’는 이 동네에서 40여년 버티며 삶과 문화를 만들어온 봉제공장 공장주, 노동자들의 공간을 다룬다.

3년간 봉제공장과 사람들 포착
40여년의 삶과 문화 담아내
꼼꼼한 기록 묶어 책도 펴내

서울 강남역 근처의 사진대안공간 스페이스22에 차려진 그의 창신동 사진들은 지난 3년간 봉제공장 사람 40여명을 무수히 만나 그들의 살아온 과정을 인터뷰하면서 자연스럽게 딸려온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에서 오래 교편을 잡으며 평창, 속초 아바이마을 등 이 지역의 삶과 풍경에 몰두해왔던 작가가 60나이에 전혀 다른 도회의 소외된 삶과 공간으로 앵글을 옮기는 시도를 감행한 것도 이채로운 일이다.

작품 곳곳에는 고심어린 발품의 흔적들이 역력하다. 가파른 언덕과 계단 위에 기묘한 기념탑처럼 위태롭게 자리한 봉제공장 건물과 ‘시다구함’‘객공구함’ 등의 강팍한 쪽지들, 자재들로 빽빽히 둘러싸인 공장에서 묵묵한 표정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사진), 눈발 날리는 봉제공장 골목 등이 오래된 영상처럼 흘러간다. 다큐사진의 본령에 맞게 기록성에 충실하면서도 소외지대에 대한 작가 특유의 애착과 감상이 함께 스며든 사진들이다. 과거와 지금의 옷 만드는 공정 차이, 주변 환경의 변천, 그들이 봉제와 더불어 살아온 인생 등을 인류학자 같은 시선으로 꼼꼼히 기록하고 정리한 작가의 글들 또한 창신동에 대한 몇안되는 사진인문학적 텍스트란 점에서 값지다. 큐레이터 최연하씨는 “세상을 깊숙이 살아보고 찍어낸 다큐사진들”이라고 평한다. 사진과 인터뷰 취재 내용을 묶은 그의 아홉번째 사진집 <창신동이야기>(눈빛)이 전시와 함께 나왔다. 17일까지. (02)3469-0822.

노형석 기자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전 ‘창신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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