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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세계적 오케스트라 지휘자들 연쇄이동?

등록 2015-02-09 19:33수정 2015-02-09 19:53

뉴욕필 앨런 길버트 감독 사임에
도미노처럼 꼬리무는 이동 대비
베를린필·런던심포니도 물밑 경쟁
앨런 길버트 뉴욕 필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 뉴욕 필 음악감독.
지난 6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 , <월 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일간지들이 일제히 속보를 띄웠다. 미국 최고(最古)의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앨런 길버트(47) 음악감독이 오는 2017년 8월 악단을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상당수의 언론이 ‘깜짝 뉴스’라는 수식어를 달았듯 길버트 감독의 사임은 뜻밖이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왔지만, 그는 혁신적인 레퍼토리 도입, 세미-스테이지를 도입한 무대 연출 등 다양한 실험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미국적 정체성을 강화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난해 9월 <뉴욕 타임스> 인터뷰 때까지만 해도 상주 공연장인 링컨센터 애버리 피셔홀의 개보수 공사 이후 혁신 계획을 드러냈던 그였다. 더구나 그는 역사상 최초의 뉴욕 태생의 음악감독이며, 부모가 모두 뉴욕 필 단원 출신인 ‘뉴욕 필 키즈’였다. 많은 이들이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2016-2017시즌 이후에도 길버트 감독이 임기를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길버트 감독과 결별하는 뉴욕 필은 여러 난제를 떠안게 됐다. 2019년 착공할 애버리 피셔홀의 개보수 비용 5500억원 마련을 위해 기부금을 유치하면서 2021년 공연장 재개관 이후 악단의 도약을 이끌 차기 수장도 찾아야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 재임 시절인 196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며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손꼽혔던 뉴욕 필은 이후 주빈 메타, 쿠르트 마주어, 로린 마젤 등 거장들이 거쳐갔지만 연주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설상가상 현재는 30여 년 만에 악장 자리가 공석이고, 수석 연주자들의 은퇴와 이직으로 중심축이 약해진 상황이다. 뉴욕 필은 예술은 물론 경영 측면에서도 도약이냐 쇠퇴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됐다. 

사이먼 래틀 베를린 필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 베를린 필 음악감독.
흥미로운 점은, 차기 뉴욕 필 예술감독을 점치는 이들이 베를린 필과 런던 심포니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2018년으로 임기를 마무리 짓는 베를린 필의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60)은 도미노처럼 꼬리를 무는 세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대이동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2016년 발레리 게르기예프 음악감독을 뮌헨 필에 넘겨주는 런던 심포니는 몇 년 전부터 영국 출신인 래틀이 자국 대표 악단인 런던 심포니로 와서 부흥을 주도해야 한다며 열렬히 러브 콜을 보냈다. 오케스트라들이 통상 2~3년 전부터 연주 일정과 출연자, 레퍼토리 등을 정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차기 음악감독 선임을 미룬 런던 심포니가 래틀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래틀을 보낸 베를린 필에는 누가 올까. 베를린 필의 차기 수장으로는 라이프치히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겸 음악감독인 리카르도 샤이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지휘자인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거론된다. 그러나 리카르도 샤이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직도 수락한 상태라, 예측이 만만치 않다. 

이렇듯 유명 오케스트라들은 수면 위에서 우아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물 밑에서는 소수의 슈퍼스타급 지휘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떤 지휘자가 오느냐에 악단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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