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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귀족 연애담’ 말고 ‘현실 고발’ 오페라도 있다네

등록 2015-02-15 20:00수정 2015-02-15 20:37

오는 3월12~15일 공연될 국립오페라단의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대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앙드레 셰니에를 중심으로 계급투쟁, 정치음모, 부정부패 등을 그려내 ‘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힌다. 사진은 2005년 예술의전당이 제작했던 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 <안드레아 셰니에>의 한 장면. 예술의전당 제공
오는 3월12~15일 공연될 국립오페라단의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대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앙드레 셰니에를 중심으로 계급투쟁, 정치음모, 부정부패 등을 그려내 ‘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힌다. 사진은 2005년 예술의전당이 제작했던 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 <안드레아 셰니에>의 한 장면. 예술의전당 제공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베리스모 오페라’의 대표작
3월12일 예술의 전당서 공연

계급투쟁·정치음모·부정부패…
하층민의 눈높이로 사회 고발
#1 독사에게 물려 죽은 신부 에우리디체(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지하 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오(오르페우스)가 천신만고 끝에 신부를 구한다. 그러나 지상으로 데리고 나갈 때까지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어겨 다시 신부를 잃어버린다.(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2 귀족 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진 ‘파리 사교계의 여왕’ 비올레타는 청년의 아버지가 만남을 반대하는 바람에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한다. 여인이 변심한 것으로 오해했던 청년은 뒤늦게 사죄하고 사랑을 고백하지만 이미 폐병이 깊은 여인은 청년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둔다.(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르네상스 말기인 16세기 후반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백작 저택에서 탄생한 오페라 장르는 일반인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었다. 줄거리는 신화 속 영웅이나 상류층의 연애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다. 의상과 무대는 고급스럽고 화려했다. 음악은 19세기 초 벨칸토(bel canto) 시대를 거치면서 극적인 요소보다 성악적 기교에 치중해 이야기의 흐름이 무시되기 일쑤였다. 주역 가수는 칼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장식음으로 도배된 화려한 아리아를 불러 젖혔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오페라의 향유 계층이 일반 시민으로 확장되면서 변혁이 시작됐다. 실증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 알렉상드르 뒤마 등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그린 자연주의(naturalism) 문학을 주도했고, 이는 미술, 연극과 더불어 오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1890년대에 등장한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는 현실(veri)이라는 이탈리아어가 의미하듯 기존에 오페라가 담지 않았던 사회의 참상을 과감하게 그렸다. 더 이상 귀족 중심의 미화된 세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층민의 눈높이에서 사회의 추악한 이면, 그 속의 인간들이 겪는 애증과 욕망, 배신과 음모 등을 오페라 안에 끌어들였다. 격정, 좌절, 분노 등의 뜨거운 감정과 함께 세기말적 불안을 배설했다. 베리스모 오페라는 1900년대에 정점에 달한 뒤 1920년대에 새로운 사조들에 밀려 사라졌다. 그러나 당시에 탄생한 걸작들은 지금까지도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열렬히 사랑받고 있다.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루제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자코모 푸치니의 <토스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를 오는 3월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올 시즌 첫 작품이다. 프랑스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앙드레 셰니에를 중심으로 계급투쟁, 정치음모, 부정부패 등 격동의 시대상을 그려낸다.

공연에 앞서 이달 27일에는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가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연합회 연습동 공용연습실에서 프랑스 역사와 작품의 배경, 연출에 대한 해설 강의를 무료로 연다. 지난 4일부터 온라인으로 선착순 예약 접수 중이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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