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일 대학로서 ‘아삭 몸짓콘서트’
봄을 시샘하는 고추바람이 맵차다. 하지만 서울 대학로에 부는 안산발 춤바람은 ‘아삭아삭’ 맛있다. 안산문화재단이 올리는 ‘아르코와 함께하는 아삭 몸짓콘서트’다. 아삭(ASAC)은 안산문화재단의 영문 앞자를 딴 약어다. 지역 문화재단이 무용에 공을 들이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안산에서 펼쳐진 이 공연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684석을 꽉 채웠다. 내친김에 서울 무대까지 욕심을 냈다. 몸짓이 콘서트가 되는 짜릿한 체험은 “다시 한번!”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13~15일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다시 선다.
춤꾼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우선, 스타안무가 김보람이 이끄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케이블방송의 춤 경연프로그램 ‘댄싱9’으로 인기몰이에 나섰던 김설진과 남현우가 이끄는 ‘무버’(Mover)와 탁월한 표현력을 자랑하는 무용계의 이슈메이커 ‘최수진 댄스컴퍼니’, 우리 무용계의 블루칩 ‘엘디피(LDP)무용단’도 무대에 오른다. 한 사람의 춤판이라기보다는 현대무용의 종합선물세트다.
안산문화재단이 기획한
현대무용 종합선물세트
‘블루칩’ 김보람·최수진 등 참여 춤은 몸이다. ‘앰비규어스’의 <보디 콘서트>는 몸의 말이 얼마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묻는다. 안무가 김보람이 생각하고 앰비규어스가 추구하는 춤의 개념을 탐구하는 것이다. 김보람은 지난해 ‘아삭 몸짓 콘서트’ 프로그램의 얼개를 짰다. 앰비규어스는 올해 안산문화재단의 상주 예술단체가 됐다.
김보람이 춤의 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개념을 탐색했다면, ‘최수진 댄스컴퍼니’의 <잡아서 끄는 힘>(사진)은 삶의 돌발성에서 출발한다. 일상을 깨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 이에 대처하는 이성과 감성의 저울질을 통해 삶의 실상을 드러낸다. 최수진 안무로 최수진과 남진현이 무대에 선다. ‘안녕’은 만남일까, 헤어짐일까? 또는 떠나는 사람이 하는 인사일까, 떠나보내는 사람이 하는 인사일까? 세계적인 무용가 김설진과 남현우는 <안녕 에피소드>를 들고 온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우리 삶이 안녕하신지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때로 침묵이다. 한국 무용계를 대표하는 엘디피무용단은 ‘침묵’(노 코멘트)으로 답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 출신들로 꾸려진 이들은 침묵이 어떤 설득보다 더 많은 의미를 지녔다고 본다. 안무가 신창호의 작품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이번 춤판을 기획한 안산문화재단은 2년동안 공들인 끝에 지난 2013년과 2014년 ‘아삭 몸짓페스티벌’ 예고편 1·2를 내놨다. 안산문화재단은 서울 무대의 성과 등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2015년 ‘제1회 아삭 몸짓페스티벌’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 축제에는 국립발레단의 김지영, 김현웅과 최수진 등이 출연하는 <푸가>와 몸짓콘서트가 마련된다. 정영두 안무로 엘지(LG)아트센터와 공동제작하는 춤판이다. 또 올해에도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안무가 김보람이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080-481-40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현대무용 종합선물세트
‘블루칩’ 김보람·최수진 등 참여 춤은 몸이다. ‘앰비규어스’의 <보디 콘서트>는 몸의 말이 얼마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묻는다. 안무가 김보람이 생각하고 앰비규어스가 추구하는 춤의 개념을 탐구하는 것이다. 김보람은 지난해 ‘아삭 몸짓 콘서트’ 프로그램의 얼개를 짰다. 앰비규어스는 올해 안산문화재단의 상주 예술단체가 됐다.
‘최수진 댄스컴퍼니’의 <잡아서 끄는 힘>. 사진 안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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