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과 함께 토슈즈 끈을 다시 묶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봄 기지개를 켰다. 국립발레단은 정통발레 <지젤>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모던발레 <멀티플리시티>를 올 시즌 개막작으로 들고왔다. 전자가 윌리 정령의 군무를 자랑한다면, 후자는 춤과 음악으로 만나는 바흐의 일생을 그려낼 참이다.
유니버설발레단 ‘멀티플리시티’
바흐 선율 따라 나초 두아토 안무
악기가 된 춤꾼…혁신적 발레 선봬 국립발레단 ‘지젤’
오늘로 불러낸 19세기 낭만 발레
우아한 윌리 정령들 군무 ‘압권’
유니버설발레단의 <멀티플리시티>는 ‘몸으로 음악을 연주한다’는 평을 듣는 나초 두아토의 안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에 온 나초 두아토는 “춤과 음악은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며 당시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국민의 아픔을 위로한 바 있다. 관객의 앙코르 요청으로 올 시즌 개막작으로 뽑혔다.
2막으로 구성된 <멀티플리시티>에는 ‘무반주 첼로모음곡 제1번’, ‘관현악 모음곡 2번 나단조’,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등 바흐의 주요작품을 담았다. 바로크시대 정장에 회색 가발을 쓴 바흐의 지휘에 따라 춤꾼들은 악기, 음표가 되어 움직인다. 바흐 시대의 음악, 미술, 건축, 무용 등 다양한 예술을 상징하는 무대의상과 다양한 몸짓을 표현하기 위해 나초 두아토가 찾아낸 단어가 바로 ‘멀티플리시티’(다양성)다. 19~22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070-7124-1737.
유니버설발레단이 혁신적 모던발레로 시작한다면, 국립발레단은 낭만주의 정통발레 <지젤>(오른쪽)로 올 시즌을 연다. <지젤>은 죽음을 초월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테마로 삼은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특히 윌리 정령들의 군무는 압권이다. 윌리는 결혼하기 전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이다. 이번 무대는 로맨티시즘 발레의 탄생을 알렸던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이다.
<지젤>은 19세기 낭만발레의 무대를 충실히 살려냈다는 평가다. 의상은 우아하고 섬세하다. 모두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극장의 의상을 제작하는 브란카토 아틀리에에서 제작했다. 19세기 낭만주의 화풍을 충실히 살려낸 배경 작화는 발레 감상뿐 아니라 극장에서 낭만주의 화풍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지젤 역은 김지영, 이은원, 박슬기가 번갈아 맡는다. 25~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7-6181.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바흐 선율 따라 나초 두아토 안무
악기가 된 춤꾼…혁신적 발레 선봬 국립발레단 ‘지젤’
오늘로 불러낸 19세기 낭만 발레
우아한 윌리 정령들 군무 ‘압권’
유니버설발레단의 <멀티플리시티>
낭만주의 정통발레 <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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