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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윤이상 20주기…아물지 않는 상처 위에서도 음악은 흐른다

등록 2015-03-25 19:34

작곡가 윤이상
작곡가 윤이상
27~5일 통영국제음악제
우리 민족의 세계적 문화유산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타계 20주기를 맞았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이를 기념하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린다.

특히 4월 5일 오후 3시 폐막공연에선 윤이상 작곡의 대관현악을 위한 ‘예악’(禮樂)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 크리스토프 포펜이 지휘하는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1966년 발표한 이 작품은 한국 전통음악인 아악의 기법과 특색을 서양식 오케스트라에 접목시킨 걸작으로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겼다. 일본의 작곡가 니시무라 아키라는 “우리 동아시아 작곡가들이 언제나 돌아가서 배워야 할 차원 높은 출발점”이라고 이 곡을 설명했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2002년 통영음악제에서 ‘예악’을 지휘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생가터에 도로 건설 발표 등
‘윤이상 지우기’ 계속되지만
아악 접목한 걸작 ‘예악’ 등
그의 곡 네 차례 연주 예정

윤이상이 ‘예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이듬해인 1967년, 박정희 정권은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에 연루됐다는 누명을 씌워 그를 서울로 강제연행했다. 이응노 화백, 천상병 시인 등 34명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최고 사형 등을 선고한 이 사건은 국내외에서 커다란 저항을 불러왔다. 결국, 이사건을 조작했던 박 정권은 1969년 2년 만에 형집행정지로 윤이상을 독일로 돌려보내야 했다.

오는 27일부터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윤이상 타계 20주기를 맞아 ‘예악’ 등을 연주한다.
오는 27일부터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윤이상 타계 20주기를 맞아 ‘예악’ 등을 연주한다.
‘상처입은 용’ 윤이상의 상처는 사후 20년이 지나도록 아물지 않고 있다. ‘윤이상 지우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이상국제음악당’으로 예산을 받아 건립하던 건물은 윤이상을 뺀 ‘통영국제음악당’으로 명칭이 바뀌어 지난해 개관했다.

또 윤이상기념공원도 도천테마공원으로 변경됐다. 지난해에는 통영시가 윤이상 생가터에 소방도로 건설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현재 공사중단 신청을 내는 등 생가터 훼손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윤이상의 곡은 모두 네 차례 연주된다. 27일 개막 콘서트에서는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유미 황-윌리엄스가 협연하는 바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다. 3월 29일에는 오보에 사중주곡, 4월 4일에는 ‘에스파체1’이 연주된다.

‘차세대 윤이상’을 찾는 기획도 마련된다.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는 독일문화원과 공동기획으로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들을 발굴·소개하는 무대다. 뽑힌 작곡가에게 위촉한 신작을 초연하고 시상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와타나베 유키코, 고바야시 수미오, 서지훈, 조광호 등의 작품이 세계 초연된다.

이번 음악제는 윤이상과 함께 통영국제음악당 건립에 크게 기여한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타계 10주년도 기념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림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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