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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오롯하게 담았다 ‘이우환 공간’

등록 2015-03-25 19:35수정 2015-03-25 21:04

미술거장 이우환씨에게 헌정되는 국내 첫 전용 전시관 ‘이우환 공간’이 다음달 10일 문을 연다. 새 전시장에서 신작을 작업중인 이우환 작가.
미술거장 이우환씨에게 헌정되는 국내 첫 전용 전시관 ‘이우환 공간’이 다음달 10일 문을 연다. 새 전시장에서 신작을 작업중인 이우환 작가.
부산에 국내 첫 전용 전시관
유럽과 일본에서 활동중인 미술거장 이우환(79)씨가 처음으로 고국에 작품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에게 헌정된 국내 유일의 상설전시관 ‘이우환 공간’(이우환 스페이스)이 다음달 10일 부산에서 문을 연다. 부산시는 2011년부터 추진해온 전용 미술관 성격의 ‘이우환 갤러리’ 프로젝트를 최근 마무리하고 4월10일 국내외 미술계 인사를 초청해 개관식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1년여 만에 실체를 드러낸 ‘이우환 공간’은 부산 해운대 시립미술관 경내에 자리잡고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에 연면적 420여평 규모로 지어진 유리벽+콘크리트 건물로 단순 직육면체 모양의 미니멀한 외관이 특징이다. 설계와 전시 컨셉트 일체를 작가가 직접 도맡았을 뿐 아니라 건축형태 자체가 작가가 추구해온 점·선의 미학적 개념을 반영하는 또하나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관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우환씨의 개인미술관은 2010년 일본 나오시마에 건축거장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지어진 이우환 미술관이 유일하다. 새로 들어선 이우환 공간은 작가의 간청으로 정식 미술관 명칭을 사용하진 않지만, 사실상 미술관과 다를 바 없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작업해온 평면, 설치, 조각 등 작품 20여점이 설치돼, 컬렉션의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나오시마 미술관에 뒤지지 않는다. 애초 이우환 갤러리란 명칭을 쓰려 했으나 상업화랑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작가의 요청에 따라 ‘공간’으로 바꿨다는 게 시립미술관쪽 설명이다.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운영
작가의 ‘미니멀 미학’ 외관에
20여점 상설…1년 두차례 기획전

대구 이우환 미술관 건립 파행에
국내 첫 이우환 전시관은 부산 몫
미술관, 전담 학예사·TF도 운영

이우환 공간은 현재 작품들의 설치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전시공간은 1, 2층으로 나뉜다. 2층은 60년대 일본에서 전위운동 모노하를 주창할 당시 초기 회화부터 큰 점의 울림을 담은 근작 ‘다이얼로그(대화)’까지 평면 그림 1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바닥면과 벽면에 작가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벽화들이 설치돼 눈길을 끈다. 설치와 회화 사이의 경계에 놓인 작품들이다. 1층 전시장은 돌과 철판이 마주보거나 깨진 유리판 위에 돌덩이가 올라앉은 설치작품 ‘관계항’ 연작들과 철조각들이 배치되며, 야외에도 겹쳐진 철판 모퉁이에 돌덩이들을 놓은 설치조각 ‘디스커션(회의)’이 나올 예정이다. 미술관 쪽은 “2층 회화 전시 공간의 일부를 활용해 1년 중 2차례는 기획전시를 하기로 작가와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 시립미술관 옆에 자리한 이우환 공간의 새 건물 모습.
부산 해운대 시립미술관 옆에 자리한 이우환 공간의 새 건물 모습.
시쪽은 이우환 공간을 시립미술관 별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제적 지명도가 있는 미술계 인사를 명예관장으로 임명하고 전담 학예사와 이우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티에프팀을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짜놓았다.

이우환 공간은 건립 과정에서 곡절이 많았다. 작가가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연고를 내세워 시쪽이 이우환 작가에게 미술관 건립의사를 타진했다. 이 작가는 국내 전시관 설립에 애초 부정적이었지만, 허남식 전 시장의 간청으로 갤러리 프로젝트를 추인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2년에는 대구시가 이 작가와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을 추진하면서 거장을 놓고 두 도시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으나 지난해 막대한 건립비용과 작품 기증을 둘러싼 이견으로 대구시가 사업을 접으면서, 국내 최초의 이우환 전시관은 부산시 몫이 됐다. 시립미술관의 김연준 학예사는 “이우환 공간 개관은 존재감이 없었던 지역미술관의 전시콘텐츠를 한국 미술의 대표 브랜드로 특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사건”이라며 “작가의 명성과 위상에 걸맞는 전시 컨텐츠의 개발과 지속적인 작가연구가 과제”라고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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