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와 조카 사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이기도 하다. 바로 ‘한국 비올라계의 대모’ 조명희와 ‘노부스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이승원이다. 이승원은 어려서부터 조명희한테 가르침을 받았다. 조카가 훌쩍 성장한 지금, 두 사람은 이모-조카와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 음악적 조언자이자 강력한 라이벌이 됐다. 우리나라 비올라의 계보를 잇는 ‘오늘과 내일의 거장’이 한 무대에 오른다.
‘한국 비올라계의 대모’ 조명희
조카와 사제지간…이젠 라이벌
31일 서울·새달 2일 광주 공연
조명희가 ‘비올라계의 대모’로 불리는 건 최고의 자리에 있어서기도 하지만, 우리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비올리스트 윤승업, 윤진원, 서수민, 강윤지 등을 키워낸 스승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6년 6인 비평가그룹이 선정하는 제26회 ‘오늘의 음악가상’을 수상했고, 현재 서울체임버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등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명희의 조카 이승원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노부스콰르텟’을 비롯해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블레드 국제콩쿠르 2위 등 화려한 수상경력과 함께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타베아 침머만의 첫 한국인 제자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연소로 졸업했다. 현재는 같은 대학 지휘과에서 크리스티안 에발트를 사사하고 있다.
두 대의 비올라와 피아노가 연주할 곡목은 브리지의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애가’, 헨델의 ‘두 대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8번 사단조 작품 2’, 보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바장조 작품 54’,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작품 47’이다. 특히 브람스의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 삼중주 가단조 작품 114’는 이 무대를 위해 두 대의 비올라 버전으로 편곡했다. 비올라가 표현해내는 깊고 중후한 소리로 색다른 감상 기회가 될 것이다. 피아노는 김재원이 맡는다.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아이비케이(IBK)챔버홀, 4월 2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02)580-1300, 1544-1555.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목프로덕션 제공
조카와 사제지간…이젠 라이벌
31일 서울·새달 2일 광주 공연
조명희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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