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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하찌와 TJ, 개업 10주년 특선메뉴는요~

등록 2015-04-08 20:04수정 2015-04-09 17:50

(왼쪽부터) 하찌, 티제이
(왼쪽부터) 하찌, 티제이
데뷔 10돌 기념음반 ‘화조풍월’
‘짬뽕배달’ 등 흥겨운 노래 수록
라틴풍에서 우쿨렐레 팝까지
음악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시도
부산 출신 음악가 티제이(36)는 지난 2004년 하찌((60)의 서울 공연에서 음향기술자로 일했다. 일본 출신 기타 연주자면서 프로듀서인 하찌 앞에서 어쩌다 노래 한번 불렀는데, 그 소리가 하찌를 홀렸다. 관록의 프로듀서인 하찌와 그를 통해 프로 세계에 입문한 티제이는 듀오 ‘하찌와 티제이’를 만들었고, 2006년 첫 싱글앨범 <장사하자>가 나왔다.

하찌와 티제이의 데뷔 10주년 기념음반 <화조풍월>
하찌와 티제이의 데뷔 10주년 기념음반 <화조풍월>
하찌와 티제이가 데뷔 10주년 기념음반 <화조풍월>을 냈다. 꽃과 새 그림이 알록달록한 앨범에는 ‘신장 개업 화조 풍월’ 딱지가 붙어 있다. 추천 메뉴, 아니 추천곡은 ‘짬뽕배달’과 ‘아무 것도 아니에요’란다. 먼저 ‘짬뽕배달’ 맛은 얼큰한듯 달콤하고, 톡쏘는 듯 부드럽다. “빠 빠바바바밤 빠바바바바밤”하며 티제이가 배달의 기수처럼 경적을 울리면 우쿨렐레, 기타, 신디사이저, 탬버린까지 흔들던 하찌가 낮게 “목숨 걸고 짬뽕 배달”이라고 속삭인다.

안해본 일 없다는 티제이는 “건설 현장, 놀이동산, 와인바도 거쳐봤지만 제일 좋아했던 일은 배달 알바였다”고 했는데 그 덕분인지 최저임금 5600원에 목숨 걸고 달려야 하는 철가방 청춘을 노래하지만 곡은 흥겹기만 하다.

그들의 3번째 앨범이 늦어져야 했던 이유도 ‘짬뽕배달’ 같은 사정이 있었다. 2006년에 1집 <행복>을, 2009년 2집 <별총총>을 내면서 ‘하찌와 티제이’는 확실히 알려진 듀오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기타 반주에 세션 하나라도 더 모셔올 여유가 없는 현실이 갑갑했다. 6년을 각자 출구를 찾아 돌아다녔다.

하찌는 황애리씨와 함께 ‘하찌와 애리’라는 팀으로 활동했고 티제이는 우쿨렐레 피크닉, 마푸키키 등의 밴드를 만들어 노래했다. “문득문득 고향처럼 그립더라고요. 지난 겨울 하찌 아저씨한테 다시 하자고 그랬죠.”(티제이)

이번 앨범에서 새로 만든 곡은 없다. 진작 발표됐어야 하는 곡들이다. 타이틀곡 ‘화조풍월’은 1997년 일본 여성가수 카르멘 마키의 솔로앨범에 ‘방주’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던 노래를 한국어로 바꿔부른 것이다. 하찌는 1974년 카르멘 마키 앤 오즈라는 록 그룹 기타리스트로 일본에서 데뷔했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했던 그는 꽹과리 소리에 반해서 한국을 왔다가 “속을 알 수 없는 일본 사람들과는 달리 한국 사람들과는 성격이 맞아서” 그만 10년 가까이 한국을 주무대로 삼게 됐다. 강산에, 전인권 등의 음악을 프로듀싱했다. 기타리스트들의 선생님이기도 한 그는 ‘하찌와 티제이’ 활동을 하면서 우쿨렐레의 한없이 가벼운 매력에 푹 빠졌다. 얼마전엔 아예 책까지 냈다. <하찌 아저씨의 우쿨렐레 교실>(씨네21 북스)다.

미성부터 강력한 소리까지 다양한 창법을 구사하는 티제이는 “록이나 포크처럼 한가지 노래만 부르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말했다. 하찌도 “십대를 록과 보내고 30대땐 아프리카 음악을, 50대엔 한국 판소리를 배웠죠. 내 음악을 한정하는게 쉽지 않아요.” 라며 웃었다. 라틴풍의 ‘짬뽕배달’, 우쿨렐레 팝 ‘아무 것도 아니에요’, 록 계열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등 <화조풍월> 메뉴가 다양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글·사진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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