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1915~1959)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이 나왔다. 유니버설뮤직이 발매한 <갓 블레스 더 차일드: 베스트 오브 빌리 홀리데이>다.
탄생 100주년 기념앨범
‘오텀 인 뉴욕’(Autumn in New York), ‘아임 어 풀 투 원트 유’(I’m a Fool to Want You)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다. 광고 배경음악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가슴속 깊은 슬픔을 거친 한숨처럼 내뱉는 블루스 창법은 듣는 이의 가슴에 불도장을 남긴다. 전설적인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1915~1959)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이 나왔다. 유니버설뮤직이 발매한 <갓 블레스 더 차일드: 베스트 오브 빌리 홀리데이>다.
홀리데이는 세라 본, 엘라 피츠제럴드와 함께 3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꼽힌다. 하지만 그의 삶은 디바라는 칭호가 무색했다. 14살에 거리의 여인이 됐다. 일생 내내 인종차별을 겪었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그는 마약중독으로 입원한 뉴욕의 병원에서 쓸쓸히 44년 생을 마쳤다. 엄청난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지상을 떠날 때 수중엔 50달러뿐이었다. 그것조차 기자가 ‘임종 인터뷰’ 대가로 쥐여준 것이었다.
하지만 홀리데이의 명성과 음악은 나날이 생명력을 얻고 있다. 1986년 그의 생애를 다룬 연극 <에머슨 바 앤 그릴에서 레이디 데이>가 올라갔고, 지난해에는 브로드웨이에서 재공연돼 홀리데이 역을 맡은 오드라 맥도널드에게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전통 블루스 기반의 창법은 재즈 보컬의 표준이 됐다.
이번 앨범에는 재즈 보컬리스트 호세 제임스가 직접 선곡한 홀리데이의 대표곡 9곡이 수록됐다. 호세 제임스는 “빌리 홀리데이는 나를 재즈 아티스트로 만들었고, 내가 지금 있는 이곳으로 이끌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텀 인 뉴욕’, 1976년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갓 블레스 더 차일드’, 흑인의 아픈 역사를 호소한 곡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세기 최고의 곡으로 뽑은 ‘스트레인지 프루트’(Strange Fruit) 등이 담겼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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