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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나의 경쟁 상대는 호로비츠…옛 거장들 닮고 싶어”

등록 2015-04-16 18:59수정 2015-04-16 22:24

그로브너 22일 첫 내한공연
피아니스트 벤저민 그로브너.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벤저민 그로브너.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벤저민 그로브너(23·사진)는 “나의 경쟁 상대는 죽은 거장들”이라고 영국의 일간신문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무척 건방져 보인다. 이유를 들어보니, 꼭 그런 건 아니다. “나는 오늘날보다는 호로비츠, 코르토 등 이전 시대의 거장들로부터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 흔히 피아노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거장들이다. 나는 지나치게 기교에 치중하는 오늘날의 연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연주자로서 명성을 얻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시대의 거장들처럼 자신만의 영역을 쌓아나가고 싶다.”

그로브너는 11살 때 화려하게 데뷔했다. 영국의 ‘비비시(BBC) 올해의 젊은 뮤지션 대회’ 건반악기 최연소 입상자였다. 18살에는 세계 정상급 클래식 레이블인 데카와 계약했다. 그는 ‘포스트 키신’으로 불린다. ‘피아노의 신’이라 불리는 예브게니 키신을 잇는다는 평가 때문이다. 영국의 클래식음악 전문지 <그래머폰>은 “키신 데뷔 이래 이 정도의 기교와 재능을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다”고 그를 극찬한 바 있다.

그로브너는 오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아이비케이(IBK)챔버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최근 두번째 솔로앨범 <댄스>를 국내에서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는 바흐의 ‘파르티타’, 쇼팽의 ‘폴로네즈’, 스크랴빈의 ‘마주르카’, 알베니스의 ‘탱고’ 등 춤이라는 테마에 걸맞은 레퍼토리를 담았다. 그를 전자우편으로 미리 만났다.

10대 시절부터 앨범이나 연주회에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어린 시절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끊임없는 연습을 했다. 연습에 지칠 때는 실내악, 협주곡 등 피아노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연주를 하면서 극복했다.” 피아노를 가지고 논 것조차도 연습이었던 셈이다. 일정이 워낙 빡빡하기 때문에 따로 취미를 가질 수도 없었다. 틈틈이 머무는 호텔에서 수영장과 체육관을 찾는 게 음악 외의 유일한 일상이다.

이번에 선보일 프로그램은 바로크를 이어받은 음악과 민족적 정서를 담은 작품들이다. 프로그램 전반부는 바로크에서 영향을 받은 프랑크의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 등으로 구성했다. 이어 라모의 ‘가보트와 변주곡’을 들려준다.

“라모의 작품을 현대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약음페달을 밟으면서 클라비어코드와 같은 소리를 살려내고, 변주곡 부분에서는 하프시코드와 같은 느낌의 파열음을 내야 하고,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음향을 마치 오르간과 같이 내야 한다.”

프로그램 후반부는 민족적 정서를 가득 머금었다. 폴란드적인 색채가 짙은 쇼팽과 스페인풍이 물씬 나는 그라나도스의 작품이다. “두 작곡가의 작품 모두 완벽하게 피아노와 어울리는 음악적 선물과 같은 작품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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