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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서촌에 첫 소극장…‘서로’에게 다가가다

등록 2015-04-20 19:36수정 2015-04-21 09:33

서촌에 처음으로 들어선 소극장인  ‘서촌공간 서로’.
서촌에 처음으로 들어선 소극장인 ‘서촌공간 서로’.
복합문화공간 ‘서촌공간 서로’ 개관
1·2인극과 작은 콘서트로 ‘관객 밀착’
경복궁 서쪽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를 품어온 곳이다.

인왕산 자락엔 안평대군(1418~1453)이 살았던 수성동 계곡이 있다. 안평이 꿈에 본 풍경을 안견(출생·사망년 불명)에게 그리게 한 게 <몽유도원도>다. 겸재 정선(1676~1759)도 빼놓을 수 없다. 겸재가 살던 옥인동에서 보면, 그가 그린 <인왕제색도>의 배경인 치마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다만 겸재는 아래에서 쳐다보는 고원법과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그려 실제 풍경과는 차이가 난다. 세종 이도(1397∼1450)도 여기서 태어났다. 통인동 사거리에 그 사실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통인시장 입구 쪽에는 시인 이상(1910-1937)이 살던 집도 보인다. 서촌이 화가와 문인들이 품어온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서촌에 복합문화공간인 소극장이 들어섰다. ‘서촌공간 서로’, 가로 7m, 세로 7m에 불과한 자그마한 규모다.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통인시장을 거쳐 걸어가면 옥인동에 이른다. 옥인파출소 인근 필운대로 7길에 인왕산 아래 ‘서촌공간 서로’(사진)가 보인다. 이 지역에 소극장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소극장은 4층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안견과 정선의 옛터답게 2~4층엔 ‘갤러리 룩스’가 있다. 옥상에서 보면 인왕산은 물론 서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1층 카페 옆 계단을 따라 한 층을 내려가면 검은 벽의 소극장이 나온다.

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쓰임새는 크다. 우선 60~100석의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공간 맞춤 덧마루가 있어 무대나 객석의 높낮이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조명시설과 음향장비에도 꽤 비용과 정성을 들였다. 사방 벽면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하기에 적합해 보였고, 조밀한 공간에서 울리는 꽉 찬 사운드도 기대할 만해 보인다.

소극장 쪽은 “조용한 동네이기 때문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접근하겠다”는 생각이다. 관객 밀착형 작은 무대로 승부한다는 뜻이다. 연극은 1, 2인극이나 쇼케이스 페스티벌을 염두에 두고 있다.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음악으로 작은 콘서트를 기획하는 한편, 무용 무대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생각이다.

소극장 ‘서촌공간 서로’의 개관을 기념하는 공연은 오는 24, 25일 안이호가 테이프를 끊는다. 안이호는 2012년 판소리 ‘수궁가’ 완창과 지난해 ‘별주부전 이야기 아니오’를 공연한 젊은 소리꾼이다. 이어 다음달 15, 16일에는 비올리스트 이신규가 공연한다. 그는 따뜻한 소리와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지닌 유망주다.

감성보컬리스트 김창기는 다음달 29, 30일 무대에 오른다. 그가 이끌던 ‘동물원’은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까지 청춘의 자화상을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노래해 왔다. 김창기가 만든 노래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잊혀지는 것’, ‘사랑의 썰물’, ‘거리에서’ ‘그날들’, ‘널 사랑하겠어’ 등 손에 다 꼽기조차 힘들다.

이지연 ‘서촌공간 서로’ 극장장은 “이 소극장을 창의적인 작품과 실력 있는 아티스트의 인큐베이터로 활용할 생각이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예술과 관객이 만나는 감성 공간으로 가꾸고자 한다”고 했다. (02)730-2502.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서촌공간 서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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