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오페라들, 참 반갑다. 때로는 숨겨진 보석 같은 명작을, 때로는 성서와 민족의 대서사시를 만난다. 6회를 맞은 올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주로 희귀·창작작들을 준비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빼곤 애호가들한테도 생소하다.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 3부작은 가끔 단독으로 공연되던 <쟌니 스키키> 외에 최근 5년간 전체가 동시에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로시니의 <모세>와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는 2009년과 2010년 한 차례씩만 공연됐다. 박영근 작곡의 창작오페라 <주몽>도 광복 70돌을 맞아 눈여겨볼 작품이다. 오페라축제는 8일부터 내달 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8일~새달 7일까지 오페라축제
동시에 볼 기회 흔치 않았던
푸치니 ‘일 트리티코’ 3부작
한국판 출애굽기 ‘모세’ 등
반가운 희귀작 골라볼 기회
푸치니 ‘일 트리티코’ 3부작
푸치니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 <일 트리티코> 3부작이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지옥, 연옥, 천국으로 나뉜 3개의, 전혀 다른 느낌의 오페라를 묶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 3부작을 동시에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외투>, <수녀 안젤리카>, <쟌니 스키키>라는 3개의 작품은 죽음에 대한 시선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킨다. 푸치니의 시선에 따라 처음엔 사실적으로, 다음에는 환상적으로, 마지막에는 희화적으로 표현한다.
솔오페라단이 15~17일 올리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모데나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을 초청해 공연한다. 주역 가수들도 함께 온다.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 쟈코모 안드리코가 무대를 디자인했다. 서정성과 비극성을 담으면서도, 옴니버스 구성으로 세 작품의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쟌나 프라타가 디아이오(DIO)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크리스티나 페졸리가 연출을 맡았다.
한국판 출애굽기, 2015 모세
서울오페라앙상블이 22~24일 올리는 로시니의 <모세>는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한 한국판 출애굽기다. 방대한 규모와 고난도의 무대기술 때문에 자주 공연하지 않던 이 작품은 21세기 들어 ‘모세의 놀라운 리더십을 통해 동시대의 구원을 노래하자’는 취지로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 잘츠부르크음악축제 등에서 새롭게 재조명했다. 찰턴 헤스턴 주역의 명화 <십계>, 스필버그의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 최근 개봉한 리들리 스콧의 <엑소더스>의 모티브를 제공한 원조 작품이기도 하다.
2015년 판 <모세>는 광복 70돌을 맞아 고난의 역사를 헤쳐온 한국인의 끈질긴 생명력과 갈등극복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홍식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장수동이 예술총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모세 역은 바리톤 김요한, 남완, 김영복이다.
새 옷 입은 주몽, 홍혜경의 피가로
국립오페라단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창작오페라 <주몽>을 내달 6~7일 올린다. 2002년 국립오페라단의 위촉으로 고구려 건국 신화인 ‘주몽 설화’를 바탕으로 작곡가 박영근이 작곡한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을 각색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최승한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김홍승이 연출한다. 바라톤 우주호가 주몽, 소프라노 박현주가 황후를 맡았다. 올 오페라축제 개막작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주역 소프라노 홍혜경의 출연으로 화제다. ‘무악오페라’가 8~10일 올린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또 다른 주역인 바리톤 라이언 맥키니 등도 함께한다. 누오바오페라단은 칠레아 작곡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를 29~31일 무대에 올린다.
손준현 기자dust@hani.co.kr , 사진 각 오페라단 제공
동시에 볼 기회 흔치 않았던
푸치니 ‘일 트리티코’ 3부작
한국판 출애굽기 ‘모세’ 등
반가운 희귀작 골라볼 기회
올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주로 희귀·창작 작품들을 마련했다.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은 최근 5년간 3부작 전체가 동시에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로시니의 <모세>는 2009년 한 차례만 공연됐다.
창작오페라 <주몽>은 광복 70돌을 맞아 눈여겨볼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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