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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실내악 연주하며 ‘더 큰 그림’ 봤죠

등록 2015-05-27 20:13

‘한중일 트리오 활동’ 피아니스트 김선욱
“연주할 때 소름이 쫙 돋아요. 이 곡을 연주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아서요.”

피아니스트 김선욱. 사진 김소민 객원기자
피아니스트 김선욱. 사진 김소민 객원기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김선욱(27)은 브람스 피아노 삼중주 1번 2악장과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7번 ‘대공’ 3악장을 언급하며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가 중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지안 왕(47),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카미오 마유코(29)와 요즘 연주하는 곡이다. 세 사람은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을 시작으로 한·중·일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에 이어 23일 중국 상하이 공연을 마친 이들은 29일부터 6월3일까지 교토, 시마네, 효고, 사세보, 도쿄 등 일본 5개 도시를 순회한 뒤 6월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일 용인 포은아트홀 무대에 선다.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조명을 받은 지 9년,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홀트와 계약을 맺고 유럽 클래식 음악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7년. 김선욱을 국내에서 만나는 횟수는 손 꼽을 정도였고, 거의 독주나 오케스트라 협연이었다. 그 역시 연주 일정을 한 달 가까이 털어 실내악에만 집중하는 건 드문 일이다.

중국 첼리스트·일본 바이올리니스트
셋이 뭉쳐 삼국 투어 공연중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개뿐…
실내악 통해 작곡가 더 가까이”

세 연주자의 만남은 2012년말 지안 왕이 띄운 이메일 한 통에서 시작됐다. 지안 왕은 자신이 아끼는 김선욱, 카미오 마유코에게 “같이 트리오를 해보자”고 제안했고 김선욱은 반색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실내악이라면 작곡과 학생들의 현대음악 발표회나 현악기 전공자들의 반주까지 도맡을 정도로 즐겼던 그였다.

“베토벤을 예로 들자면, 피아니스트가 독주자로서 연주할 수 있는 베토벤의 음악은 피아노 소나타 32개랑 협주곡 5개뿐이에요. 그걸로 베토벤을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실내악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이중주, 삼중주, 오중주 등으로 훨씬 많아지죠. 더 큰 그림이 보여요. 작곡가의 존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죠.”

그를 만난 김에 최근 들려온 ‘깜짝 지휘 데뷔’ 소식도 물었다. 지난 4월29일 김선욱은 키릴 카라비츠의 지휘로 본머스 심포니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 뒤 앙코르 무대에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중 ‘그랑 파드되’를 지휘했다. 이 연주는 라디오로도 생방송됐다.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정명훈, 다니엘 바렌보임 등을 롤모델로 삼아 온 그가 지휘자로의 경력을 시작하려는 걸까. “본머스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 카라비츠와 절친한 사이인데, 제가 지휘 공부(영국 왕립음악원 지휘 전공 석사)한 걸 알고는 한 번 해보라고 등을 떠밀더군요. 단원들과도 잘 아는 사이라 즐겁게 받아들였어요. 한 번의 쇼였다고 생각해요.”

“아직 지휘는 엄두도 못 내요”라고 손사래를 친 그는 “3년간 지휘 공부를 했지만, 외국어를 3년 배워도 기본적인 회화밖에 못 하는 거랑 똑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에서 피아니스트로서의 경력이 안정된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이제는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로 나를 수식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독일, 오스트리아 쪽은 아직 연주가 많지 않아요. 일정 기간 그쪽으로 거점을 옮겨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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