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춤 <전미숙의 아모레 아모레 미오(Amore Amore Mio)>가 5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초연 때 3회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안무가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에게 ‘2010 춤평론가상 작품상’을 안긴 작품이다. 1000개의 커피잔 세트와 검은 그랜드 피아노 등을 등장시켜 사랑, 두려움, 바람, 상처 등 아스라한 옛 사랑의 기억을 불러낸다. ‘사랑의 비망록’이라 부를만한 이 무대에는 그의 제자인 스타춤꾼 9명이 총출동한다. 신창호, 차진엽, 김동규, 최수진, 김보라, 위보라, 박상미, 이선태, 정태민이다.
특히 눈여겨볼 춤꾼은 신창호(사진)다. 작품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예종 무용원 1회 졸업생으로 엘디피(LDP)무용단 대표를 지낸 한국을 대표하는 춤꾼이자 안무가다. 〈No Comment〉로 10년 넘게 전세계에서 초청을 받고 있기도 하다. 왜 스타춤꾼 9명 가운데 신창호를 특별히 ‘중용’했을까? 전미숙 안무가는 신창호가 가진 그만의 이미지에 주목했다.
“보통 남자에 대한 이미지가 파워풀하고 권력을 가진 것인데, 신창호는 우리 생각과 달리 소년, 미소년 이미지다. 우선 남성적인 느낌이 적다. 남자로서는 프레쉬(fresh)하고, 보통 남자들이 가지기 힘든 아주 비밀스러운 마력이 있어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그런 외모나 캐릭터를 살리고 싶었다.” 전미숙 안무가는 “관객들에게 잊혔던 과거 사랑의 기억을 꺼내게 하고 싶었다. 신창호는 여성의 가슴에 스며들게 하는 움직임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춤꾼들도 쟁쟁하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춤꾼이자 안무가 차진엽, 세계적인 무용단 엘디피 신임대표로 안무상·개인연기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김동규, 뉴욕 시더레이크 컨템포러리 발레단 활동과 케이블TV의 <댄싱9> 출연 등으로 유명한 최수진, 최근 해외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보라 등이다.
전미숙 안무가는 “샛별 같던 제자들이 이제는 현대춤의 흐름을 주도하는 스타가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들은 그동안 보여준 절정의 춤 테크닉보다 절제되고 성숙한 춤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6월 5~7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746-9315.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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