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김다미의 루체른 데뷔는 ‘준비된 행운’이었네

등록 2015-06-21 19:35수정 2015-06-21 19:35

2013년 일본 공연서 ‘대타’ 연주
페스티벌 예술감독 감명받아
그 자리서 초청…8월25일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꿈의 무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8월25일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데뷔한다. 흔히들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세계에서 가장 연주를 잘한다”고 한다. 내로라하는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8월14일~9월13일 열린다. 축제는 1938년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루체른 교외 바그너의 옛집에 저명 음악가들을 불러 오케스트라를 꾸린 데서 시작했다.

김다미는 오케스트라 대신 피아노와 함께 데뷔 무대를 치른다. 연주곡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E플랫 장조’, 드보르자크의 ‘유머레스크’,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이다. 선곡 기준은 이번 축제 콘셉트인 ‘유머’를 따랐다.

김다미가 ‘루체른’과 인연을 맺은 곳은 뜻밖에 일본이다. 루체른 페스티벌 누리집은 그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 데뷔 연주자(김다미)는 2013년 ‘루체른 페스티벌’이 일본 센다이에서 연 ‘아크 노바’ 콘서트에서 이미 루체른 무대를 경험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진과 쓰나미가 휩쓸었던 이곳에서,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등을 연주했다. 이때 미하엘 헤플리거 루체른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김다미한테 강한 인상을 받아, 그 자리에서 바로 2015년 축제에 초청했다.”

우연이다. 하지만 이 무대에 서게 된 사연은 더 우연 같다. “일본 무네쓰구 콩쿠르 주최 쪽의 부탁으로 펑크 난 연주자 대신 들어가게 됐어요. 그 연주를 때마침 루체른 디렉터가 본 거죠. 정말 희한한 일이에요. 연주가 끝난 뒤, 그는 제게 ‘감명깊게(impressive) 연주를 봤다’고 했어요.”

친구들은 “뭐야, 니가 그 유명한 루체른에 초청받았단 말이야?”라며 놀랐다. “루체른에서 데뷔 연주를 하는 게 이렇게 쉬운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물론 ‘하늘의 별 따기’만큼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는 무대다. 역대 한국인 참가자는 진은숙(작곡가), 서예리(소프라노), 기악 연주자로는 강혜선(바이올린) 등 극소수다. 김다미에겐 행운이다. 하지만 ‘준비된 행운’이다. 그동안 갈고닦은 연주 실력이 새로운 인연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파가니니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2012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 같은 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향, 기돈 크레머 등과 협연을 통해 실전 경험도 충분히 다졌다.

김다미는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1731년산 바이올린을 쓴다. 2011년 일본 나고야 무네쓰구 국제콩쿠르 우승으로 스트라디바리의 악기를 2년간 임대받았고, 이어 2013년부터 다른 스트라디바리 악기를 빌려 쓰고 있다. “역시 악기의 명성이 헛되지 않구나. 같은 스트라디바리 것이라도 2011년 것이 여성스럽다면, 2013년 것은 중성스러운 느낌으로 소리 크게 낼 때 강점이 있어요. 어쨌든 악기하고 궁합이 맞는 것 같아 좋아요.”

김다미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스승 미리암 프리드다. 보스턴 유학 시절 학사, 석사, 연주자 과정 모두를 지도해준 선생님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최초의 여성 우승자로 연주경력도 꾸준하고, 칠십을 바라보지만 40분짜리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전 악장을 완주합니다. 가정도 화목하고요. 하루 네다섯 시간씩 연습하는데도 개인연습이 부족하다고 늘 자책하시는 분입니다.”

김다미는 8월 루체른 페스티벌에 이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북독일방송교향악단(NDR)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같은 달 말 기돈 크레머가 지휘하는 ‘크레머라타 앙상블’과 협연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