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융복합공연예술축제 ‘파다프(PADAF·Play Act Dance Art-Tech Festival)’의 개막작 <코코리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시인의 표현이다. 여기, 장르가 충돌하고 화합하는 경계에 다원예술의 꽃이 핀다. 연극, 무용, 영상, 패션, 사진을 아우른 국내 최대 융복합공연예술축제 ‘파다프(PADAF·Play Act Dance Art-Tech Festival)’다.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채는 것은 개막작 <코코리코>다. 신체를 이용한 코미디의 거장 파트리스 티보와 곡예 피아니스트 필립 레이냑이 함께 만들었다. 2010년 춘천마임축제 때 선보였던 작품이다.
2006년 두 사람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여러 개의 시리즈를 만들었다. 마임은 이 공연의 기초다. 인간들의 최초의 언어, 신체를 이용한 언어를 통해 인간관계 본래의 공통된 의사소통 형태를 보여준다. 파트리스의 코믹한 마임은 여기서 필립의 음악적 창의력과 행복하게 만난다. <코코리코>는 리듬을 통해 작품을 아우른다. 파트리스의 본능적인 리듬과 필립의 숙련된 기술이 빚어내는 마임쇼는 마치 안무된 춤과 같다. 대화는 없지만 익살스럽다. 그들의 작품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든다.
개막작 외에도 한국의 안무가와 영국의 영화감독, 독일의 음악감독이 융합한 국제공동작업과 무용, 연극, 영화, 음악, 패션 등을 융·복합한 국내 13팀의 초청공연, 신진 융합 예술가 8팀의 열띤 경연 등이 펼쳐진다.
모던테이블의 현대무용가 김재덕은 <시나위산조>에 맞춰 즉흥 리듬을 선보인다. 기타를 바이올린 활로 켜거나 베이스 기타를 가야금처럼 눕혀 연주한다. 극단 서울공장 대표인 임형택의 <회복>은 세 쌍의 커플이 등장해 각각 연기, 노래, 춤이라는 다른 장르로 대화하고 싸우고 만나고 헤어진다.
미디어아트와 무대 장르의 결합도 눈길을 끈다. 박나은의 <앵스트(ANGST), 불안>, 엘디피무용단 정혜민의 <액트 %>, 아리아댄스프로젝트 정송이의 <눈물을 닮아…II>가 바로 영상과 융합된 무대다.
연극, 패션 등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의 협업도 있다. 댄스 드라마에 방점을 둔 블루댄스씨어터 김혜정 예술감독의 <블루 지젤 ; 언위시드>,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 가운데 경매일에 열리는 파티를 재구성한 박연주의 <벚꽃동산 - 진실 너머> 등이다. 특히 <벚꽃동산 - 진실 너머>는 2013년 파다프 신진예술가 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박연주는 지난해 파다프에서 ‘착한 사람’으로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다프 출연 아티스트들이 연습하는 장면은 그림으로 그려 전시한다. ‘파다프 이미지전’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대학로 갤러리 이앙에서 만날 수 있다. 시민들과 거리에서 융·복합 공연을 함께 즐기는 ‘파다프 커뮤니티아트’도 마련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레베카 조세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