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상은 씨.
가수 이상은, 9~10일 ‘아람가락’ 공연
‘국악의 확장’ 여우락 축제 참가
국악·팝·월드뮤직 접목해 노래
‘국악의 확장’ 여우락 축제 참가
국악·팝·월드뮤직 접목해 노래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탈 당시, 열아홉 살 이상은의 첫인상은 선머슴 같았다. 1990년대 초 일본과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더 이상 ‘선머슴’이 아니었다.
음악적 변신이 시작됐다. 음반엔 팬들의 귀를 잡아채는 신비로운 소리로 가득했다. 대중과 평단의 호응도 따라왔다. 1995년 국악과 대중가요의 가교를 놓은 앨범 ‘공무도하가’는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가운데 10위에 뽑혔다. 2004년과 2006년엔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여자가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지닌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이상은이 다시 변신을 시도한다. 오는 9일과 10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케이비하늘극장에서 올리는 ‘아람가락’ 무대를 통해서다. 이달 1~26일 국립극장이 마련한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공연 가운데 하나다.
이상은의 ‘코스모폴리탄적 감성’은 국악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해 어떤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보일까? 이상은은 “맛있게 비벼진 국악의 분위기와 팝의 문법, 국악과 팝과 월드뮤직을 재료로 새롭게 풀어보는 소리의 비빔밥이 바로 아람가락입니다” 라고 설명한다. “세상의 거의 모든 민속음악은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음계가 국악과 비슷한 여러 민속음악이 어떻게 현대화하고 대중화했는지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대중음악의 장점인 단순성, 패턴, 소통, 자유로움, 현대성 등을 접목시킨 새로운 국악 장르를 상정하고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무대는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의 신창렬이 작·편곡과 재구성에 참여하고, 이상은 밴드와 호흡을 맞춰온 임종덕이 함께한다. 이상은에게 열광했던 이들에겐 ‘새로운 이상은’을 선사하고, 그를 잘 몰랐던 이들에겐 ‘이상은표 음악’을 발견하는 시간으로 삼고싶다. 그러고보니 ‘아람가락’의 아람은 잘 익은 열매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이번 무대를 바탕으로 그는 올해 한국음악을 접목한 새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2015 여우락 페스티벌’(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은 국악을 기초로 세계음악과 소통하는 우리 음악 축제다. 올해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예술감독을 맡아 모두 14개 공연을 펼친다.
첫 무대 ‘디렉터스 스테이지’는 나 감독이 여우락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뽑힌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등과 재즈, 월드음악, 국악 등을 들려준다. 고은 시인은 자신의 시를 나윤선과 함께 낭독한다. ‘믹스 & 매치’에선 핀란드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기타리스트 뉴엔 레, 타악기 연주자 스테판 에두아르, 플루트 연주자 죠슬렝 미에니엘이 국악 연주자들과 만난다. ‘2015 초이스’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허윤정을 집중 조명한다. 또 ‘센세이션’에서는 이상은, 남궁연, 민영치, 버클리대 출신의 남성 4인조 재즈 밴드 ‘프렐류드’ 등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형식과 장르 경계를 넘은 음악을 선사한다. (02)2280-4114.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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