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모금…8월2일까지 11편
대한민국에서 변방이란 어떤 곳일까. 세계 10대 무역대국이라는 화려함 뒤, 자본과 권력에 협공당하는 변두리의 외지고 습한 곳? “자본과 권력을 위해 혐오와 배제를 조장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와 질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서울변방연극제가 2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린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면 좀 이상하다. 아예 시민 모금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서울변방연극제는 예술의 자유를 지키려 시민모금(tumblbug.com/ko/smtfestival)을 선택했다. 오는 27일까지다.
주제는 ‘십오원오십전’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은 조선인에게 이 말을 발음하도록 하고 조선인을 구별해 탄압했다. 임인자 예술감독은 “구별과 차별의 언어인 십오원오십전을 통해 소수자에 대한 혐오, 소외된 노동과 자본, 기업이 된 대학 등 동시대 한국의 구조와 질서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개막작 <새연극학교:기업가의 방문>(21일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은 대학 주인이 기업으로 바뀐 뒤, 저항하다 퇴학당한 학생의 이야기다. 폐막작 <게공선>(강량원 연출, 22~8월2일 인디아트홀 공)은 자본주의라는 지옥을 항해하는 배를 통해 노동자·청년의 실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노숙인 극단 연필통과 교육연극연구소 프락시스의 협업낭독작품 <올나이트>, 한국에서 태어난 화교를 소재로 한 <꼬마 짱꼴라:전인교육>, ‘성노동’에 대한 토론연극 <똑바로 나를 보라2> 등 모두 11편의 작품이 마련된다.
손준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