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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300년의 시공간을 건너온 지붕

등록 2015-07-14 19:24

16세기 대학자 퇴계 이황의 5대손이 지었다는 안동 고택 일부가 서울 강남 압구정동 전시장으로 옮겨왔다.
16세기 대학자 퇴계 이황의 5대손이 지었다는 안동 고택 일부가 서울 강남 압구정동 전시장으로 옮겨왔다.
목수 조전환씨 개인전 ‘집과 집 사이’
퇴계 5대손이 지은 고택 일부 옮겨와
16세기 대학자 퇴계 이황의 5대손이 지었다는 안동 고택 일부가 서울 강남 압구정동 전시장으로 옮겨왔다. 목수는 고택의 삭은 보와 도리를 다시 짠 뒤 기둥을 받치는 박공을 내걸고 서까래를 올려 지붕 한쪽을 재현했다. 300여년을 안동에서 버텼던 고택의 시간은 통째로 해체된다. 자연과 벗했던 고택 곁의 공간은 아파트 숲 속 전시장의 인공적인 방으로 바뀌었다. 옛 집과 재현된 새 집 사이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목수는 왜 이런 해체와 재현의 퍼포먼스를 일부러 벌인 것일까.

대안공간 코너아트스페이스에서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목수 조전환씨의 개인전 ‘집과 집 사이’는 현대미술과 전통건축의 간극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전시다. 한옥 현대화에 관심을 두고 경북 경주에 국내 최초의 한옥호텔 라궁을 시공하기도 했던 조 목수는 다분히 작위적인 한옥 이동과 해체와 재구성의 퍼포먼스가 남긴 고택 지붕의 잔재를 통해 전통건축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살림살이를 하는 삶터라는 집 건축의 본질과 이를 떠받치는 시간성과 공간성의 함수관계에 대한 성찰을 제안하는 것이다. 관객들은 전시장에서 기둥의 흘림과 박공의 각도, 부재들의 이음새를 살펴보면서 이 고택이 버텨온 과거의 시간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친근한 전통 혹은 일상주거의 불편함 등으로 막연하게 연상되는 옛 한옥의 단면들을 전시 공간에서 낯설게 뜯어보는 경험은 여러모로 새롭다. 집과 집 사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전시장에 새로 박제된 채 들어선 옛 살림집 지붕의 부재들은 “그동안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를 되묻는다. 070-7779-8860.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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