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416기억전시관’ 천장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품을 담은 304개의 기억함이 걸려있다. 416기억전시관 제공
그곳에는 304개의 별이 뜬다. ‘아이들의 방’이라 불리는 416기억전시관이다.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누워 천장을 보면, 304명의 추억과 꿈이 별처럼 떠 있다. 2014년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나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다. 304개의 기억함은 개별 유품을 담은 사각형 도자기 상자다. 전시관엔 유가족과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주민들이 만든 ‘아이들의 집’도 있다. 찰흙으로 만든 어른 주먹 네다섯개 크기다. 중앙에는 가족들이 만든 아이들과 엄마의 옷이 걸려 있다. 지난 6월까지 이곳 벽에는 ‘주인 잃은 빈방’의 사진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기억의 공간은 ‘416을 잊지 말아달라’고 계속 말을 걸고 있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416기억저장소 기억전시관에서 오는 17일부터 매주 <아이들의 방, 별 헤는 밤> 공연이 열린다. 17일에는 금요일에, 그 다음주인 25일부터는 토요일마다 개최된다. 지난 5월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때 <안산순례길>을 공연한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 참여작가 가운데 일부가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모두 갈라 형식으로 진행된다.
극단 그린피그가 올리는 <복도에서>(이양구 작, 윤한솔 연출)는 고등학교 2학년생의 불안정한 내면을 그린다. 복도에서 담임과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이 말없이 전학 간 친구에 대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는 이야기다. 그린피그는 사뮈엘 베케트 원작의 <고도를 기다리며>도 마련했다. 원작의 일부 장면과 심보선 시인의 시 <4월>을 결합한 퍼포먼스다.
이곳에서 오는 17일부터 매주 <아이들의 방, 별 헤는 밤> 공연이 열린다. 416기억전시관 제공
극단 해인의 <하이웨이>(김태형 작, 이양구 연출)에서는 한밤 국도에서 사고의 생존자인 소녀가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아들의 마지막 말’을 전한다. 다음달 서울 대학로 혜화동1번지에서 열릴 예정인 공연예술제 ‘세월호’에서 새롭게 선보일 다큐멘터리 연극의 일부도 공개한다. 또 ‘다이아나 밴드’는 악기를 이용해 소리로 감각과 기억을 되살리는 공연을 선보인다.
김종천 416기억저장소(416memory.org/wp) 사무국장은 “‘별 헤는 밤’에 304개의 기억함 아래서 참석자들은 편지를 낭독하고, 연주하고 공연을 보고, 웃고 울며 밤을 보내게 된다.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안산에 들러서 공연도 보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료. (031)410-0416.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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