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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올해의 작가상’ 내가 먼저 찜해볼까

등록 2015-08-11 20:48

하태범 작가의 방
하태범 작가의 방
김기라·하태범·나현·오인환
국립현대미술관 후보 전시
한국 미술판에서 작가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은 대개 두개를 꼽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95년부터 시상해온 올해의 작가상과 다국적기업 에르메스코리아가 2000년부터 시상해온 에르메스재단미술상이다. 두상 모두 수천만원대 지원금에, 영향력이 큰 중견 미술인들로 심사위원단이 짜여지며, 역대 수상자들도 스타급 작가들이 많아 후보자 발표 때부터 주목을 받는다. 후보자 서너명이 각각 신작들로 전시를 차려 경쟁하게 하면서 최종 수상자를 골라내므로 관객은 누가 수상할지 점찍어보는 재미도 있다.

4일부터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015 올해의작가상 후보자 4명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1층 지하 3, 4전시장에 작품을 차린 후보들은 김기라(41), 하태범(41), 나현(45), 오인환(50) 작가다. 미디어아트, 설치작업, 사진 등에서 독특한 자기세계와 표현방식을 갈고 닦아온 스타일리스트들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전시는 미디어작가 김기라씨의 비디오 방들. 서울시내 길거리에 캠코더를 끌고다니며 찍은 덜컹거리는 곳곳 바닥풍경의 연속장면들과 환경미화원 시인의 시를 뮤지션들이 랩으로 고쳐부른 뮤직비디오 등이 이 시대 한국인이 짊어진 삶의 무게감을 투영해 보여준다. 김 작가 방 안쪽에 있는 하태범 작가의 방은 음울한 미니어처의 세계다. 대중매체 뉴스에 선정적으로 소개되는 재앙, 재난의 현장들을 온통 흰색의 미니어처로 실물처럼 재현해 미디어 시대에 거리를 두고 세상사를 보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 작가들의 방을 지나 옆쪽에 잇따라 전시방을 차린 나현, 오인환 작가는 역사와 일상 등에 대한 자료수집(아카이브)과 연구로 묵직한 담론을 담은 설치작업을 만들어내는 실력파들. 나 작가의 작업은 고대 수메르 문명의 벽돌탑 지구라트 모형을 미니바벨탑처럼 세웠다. 서울과 베를린의 쓰레기 산인 난지도와 악마의 산을 다민족 문화의 또다른 바벨탑으로 보고, 두 산의 역사적 내력을 담은 아카이브 전시공간을 지구라트 모형 안에 풀어놓았다. 오인환 작가는 폐쇄회로카메라의 눈길이 닿지않는 자신의 전시공간들을 온통 분홍테이프를 붙여 표시해 놓았다. 통제와 감시를 벗어난 사각지대 찾기가 전시 주제인데, 군생활 때 나름 사적인 공간을 확보했던 기억을 털어놓는 전역자들의 증언 영상을 함께 틀어놓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1월1일까지. (02)3701-9500.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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